대한의사협회가 현재 현존하고 시급한 의료현장의 문제부터 의-정간 협의를 통해 시급히 해결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정리해 20일 발표했다.
지난 19일 정부는 ‘제8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개최해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첨예한 이해 갈등, 다양한 쟁점 속 지체돼 온 구조 개혁과제를 구체화한다는 명목으로 ▲지역의료 강화 및 전달체계 정상화를 위한 지역 2차 병원 육성 및 일차의료 강화 ▲공정 보상 확립을 위한 비급여 적정 관리 및 실손보험의 합리적 개선 ▲환자-의료진 모두 신뢰하는 의료사고안전망 구축 등 3대 구조 개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해 4월부터 의료계가 거센 반발과 함께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실효성 없고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한 일방적인 대안들만 쏟아내는 정부에 대해 의료개혁특위의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해왔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
또한, 의료계의 신뢰를 짓밟는 일방적 정책추진의 즉각 중단과 함께, 의-정간 양측이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을 도출할 것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8월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이어 구체적 이행방안과 현실성 없는 대안들로 가득한 2차 실행방안을 서둘러 발표했으며, 현재와 같은 사회적 불안감 속에 신속히 추진하려는 정부의 의도는 국민을 기만하고 의료계의 불신을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의협 측의 주장이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이어 병원급‧의원급 의료기관의 구조전환도 포함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의 구조전환 추진은 단순히 예산지원을 통해 단기간에 전환하기는 불가능하며, 3년간 예산지원 등을 통해 의료기관의 체계 및 기능 등 전면 개편을 요구하는 것은 의료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일방적인 계획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구조전환이나 협력연계, 인력공유 등으로 지역의료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부의 단편적인 시각으로, 지역 의료기관의 어려움은 의료기관의 인력 등 제반사항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수도권 등의 의료기관을 찾는 수요적 측면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기관의 선택권이 전적으로 환자에게 있는 상황에서 지역 의료기관이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수도권 의료이용을 제한하고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함에도, 이번 발표는 공급 측면에 개혁방안만이 담겨 있어 의개특위의 한계를 보여준 결과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개특위가 발표한 2차 실행방안 중 비급여 관리 개혁방안은 과잉 우려가 큰 비급여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환자별로 명확한 기준 설정이 어려우며, 환자별 횟수 등 일률적 기준 설정은 환자 진료권 침해 소지가 있다. 아울러 병행진료 관련 불필요한 급여 병행의 판단기준도 모호해 일선 의료기관에서 민원발생이 우려되고, 실손보험 개혁방안은 중증도 분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증으로 분류된 환자들의 본인부담을 증가시키는 한편, 접근성을 저해시킬 소지도 있어 환자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한 본래의 취지에 역행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환자-의료진 모두 신뢰하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이라는 실행방안에 있어서는 그동안 정부가 의료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추진했던 ‘(가칭)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에 대한 아무런 실행방안 사항이 없어 정부가 이를 제정할 의지가 더 이상 없는 것이라는 것이 의협 측의 판단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의협은 “지금이라도 정부는 어설픈 설계도로 더 이상 우리나라 의료를 왜곡시키지 말고 의료계 의견을 경청하며 당장의 시급한 의료현장 문제부터 의-정간 양측의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가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