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비만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 발생위험을 2배가량 높이고, 정상체중이나 복부비만인 이른바 올챙이형 비만은 당뇨병 발생위험을 2.1배 높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제4회 비만예방의 날을 맞아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복부비만의 위험성과 비만을 관리하는 새로운 척도로 허리둘레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자 '허리둘레가 건강둘레'를 주제로 한 비만예방의 날 기념식 및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이 날 전문가포럼에서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2008~2012년)를 대한비만학회가 분석한 결과, 복부비만인 경우 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률을 최대 2.7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분석한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팀은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의 성인남녀 19만5519명을 대상으로 체중(BMI 지수)과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비만유형을 4그룹으로 구분해 만성질환 위험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체중과 허리둘레가 모두 비만인 그룹은 정상인보다 당뇨(2.7배), 고혈압(2.2배), 고지혈증(고중성지방혈증 2.0배, 고콜레스테롤혈증 1.6배, 저HDL 콜레스테롤혈증 1.6배)에 걸릴 확률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체중은 정상이나 허리둘레가 비만인 이른바 올챙이형 비만 그룹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당뇨병의 발병위험이 2.1배에 이르렀다.

체중만 비만이고 허리둘레 정상인 경우에는 1.6배로 높았고, 고혈압·고지혈증 등의 발생 위험도 정상인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또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해 성별 연령별 비만에 의한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정상체중이면서 복부비만인 이른바 올챙이형 비만의 경우 남성은 40대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반면, 여성은 폐경기를 전후한 50~60대에서 뚜렷하게 증가하다가 70세 이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이 연령대의 허리둘레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이번 분석결과는 단순히 체중만으로 비만을 판단하게 되면 복부비만을 방치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효율적인 비만관리를 위해서는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에 안심하지 말고 허리둘레도 반드시 확인·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오상우 교수는 "올챙이형 비만은 평소 운동이 부족하거나 불균형 식사를 하는 경우와 무분별한 다이어트로 유병률이 높다"면서, "보다 효율적인 비만관리를 위해서는 체중과 허리둘레 감소가 동시에 이뤄져야하며, 이를 위해 적절한 신체활동, 건강한 식생활과 절주, 금연, 스트레스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에서 정한 한국인의 허리둘레 비만 기준은 남성 90㎝(36인치), 여성 85㎝(34인치)이상이다. 다만, 정확한 허리둘레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의 사이즈와는 달리 배꼽 윗부분을 측정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비만에 대한 국민들의 바른 인식과 효율적인 비만관리를 위해 매년 10월 11일을 비만의 날로 정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허리둘레가 건강둘레'라는 슬로건으로 제4회 비만의 날 캠페인을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건강관리협회, 대한비만학회 등 민관협동하에 전국적인 캠페인을 일주일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