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는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 80%가 의약분업과 성분명 처방을 찬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의원협회는 설문에서 성분명 처방과 리필제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청구불일치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등, 현안문제에 대한 고민이 없이 단순히 자신들이 원하는 답을 얻고자 억지로 설문 문항을 만든 흔적이 역력하고, 이를 외주받아 설문조사를 시행한 회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의심될 정도라는 지적이다.
또 의약분업을 비롯한 성분명 처방, 처방전 리필제, 주사제·치료재료 청구 불일치, 의약품 재분류, 리베이트, 당번의원제 등 기존 약사회 측에서 주장했던 것뿐만 아니라 교묘하게 의료계를 공격하는 문항을 넣어 조사했다는 주장이다.
실례로, '귀하께서는 처방 받은 약과 성분·효과가 같은 약 중에서 귀하의 선택으로 본인부담금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라는 질문이다.
이는 성분명 처방에 대한 설문을 했다고 하나, 의사가 성분명으로 처방을 하면 환자는 약사의 선택에 의해 약국에 구비된 약 중에서 의약품 조제를 강요받는 제도가 성분명 처방이라는 것을 애써 숨기고 있어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의약분업에 대한 설문도 복지부의 의약분업 찬성 명분을 설문에 인용했다는 것은 의약분업의 부정적인 측면을 의도적으로 가린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리필제는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좋지 않은 극히 일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리필 역시 의사의 판단 하에 이뤄지는 것임에도 이를 적시하지 않고 단순히 하나의 처방전으로 두 번 리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설문한 것 역시 특정의도를 갖고 설문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마치 의사만의 문제인 양 사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백마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응급피임약이나 간단한 연고류 운운하며 의약품 재분류도 설문하고 있으나, 이러한 약품들이 아무런 의학적 중재없이 환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약사들의 인식에 혀를 내두를 뿐이고, 약 소매상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약사회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최근 약사들의 조직적인 '싼 약 바꿔치기'가 들통나 사회적 문제가 되자 이를 물타기하고, 의사회까지 함께 논란의 중심으로 몰아넣기 위한 악의적인 목적으로 이 모습 자체가 그동안 '싼약 조제 비싼약 청구'를 얼마나 많이 해왔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예다.
따라서 대한의원협회는 약사회 측이 의약분업 이후 27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조제료를 받아내 의약분업 최대 수혜자임에도 불구, 의약분업 재평가를 하자는 데도 못하겠다고 떼를 쓰며 싼약 바꿔치기를 물타기하고 백마진을 더 받겠다는 목적으로 성분명 처방을 운운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자신들의 백마진을 은폐하면서 마치 의사들의 리베이트가 문제인 양 떠드는 그들의 비열한 모습과 싼약 바꿔치기를 했던 자신들의 과오를 국민들 앞에 무릎꿇고 반성하는 것이 약사라는 직종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병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