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은 12일 최근 전국적으로 벌어졌던 약국의 약 공급, 청구 불일치 건에 대해 정부가 하루속히 진실을 밝히고, 문제의 발단이 된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의약품 정보분석부에서 2010년부터 약국의 약 공급 및 청구의 불일치를 발견하고, 감사원 감사를 통해 조사기간과 대상기관을 전국의 약국으로 확대했다. 조사대상 기간은 2009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전국 약국 2만1016개소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월 평균 청구 불일치 금액이 10~20만원 정도인 약국은 1만4000여 곳, 20~30만원이 1800여 곳, 40만원이 넘는 약국은 1000여 곳으로, 이 같은 숫자가 전국 약국의 약 80%에 달한다는 것이다.
심평원이 밝힌 공급·청구불일치에 대한 사유로는 △동일성분 의약품으로 대체조제를 한 후, 처방전과 동일한 의약품으로 청구한 경우 △약국 간 거래(폐업약국 인수 등)로 인한 공급내역 누락 △공급업체 보고 오류 등이 거론 등이다.
그러나 약사회 측은 심평원의 조사 방법이 잘못돼 전국 80%약국이 연루됐다고 주장하나, 심평원에서 조사방법의 문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전의총의 설명이다.
전의총은 약사들의 약 공급, 청구 불일치 금액 자체가 너무 커 의약분업의 근간을 뒤 흔들 정도로, 이를 계산하면 약 39개월동안 약 900억원이라는 많은 금액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1년에 약사 조제료를 빼고 순수한 약값으로 약 10조원이 약값으로 지출되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금액인지 알 수 있다.
조사 방법 자체의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국 약국 80%가 연루됐다는 것은 의약분업 정신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 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사안에 대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의총의 주장이다.
전의총 측은 전국 약국의 80%가 불일치한데 의약분업 이후 13년 동안 한 번도 이런 사실이 적발되지 않은 것은 현재 우리나라 의약분업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현재 의약분업 제도 하에서는 국민이나 약을 처방한 의사는 약사가 어떤 약을 환자에게 주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즉 의약분업을 시행하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약국에서는 환자가 직접 먹는 약의 상품명, 제조회사, 순수한 약값, 약값과 별도로 약국에 지불하는 총 조제료에 대해 자세히 기술된 조제내역서가 발급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조제내역서 발급이 의무화되면 국민의 약에 대한 알권리 신장과 의사의 처방에 의한 정확한 조제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약 바꿔치기가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약사들이 주장하는 대로 대체조제를 더욱 확대 시행하는 것은 이번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약사들의 양심이 올바로 서지 않고 조제내역서 발급이 투명하게 되지 않은 상태라면, 대체조제를 확대하더라도 이런 약 공급 및 청구 불일치, 싼약과 비싼약 바꿔치기 의심 사례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전의총은 주장했다.
따라서 전의총은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약국 조제내역서 발급을 의무화해 국민이 본인이 복용하는 약의 약값과 약 이름, 약국 조제료를 알게 하고 약사들도 약 공급 청구 불일치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끔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