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A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 피조사자 A가 시설운영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점을 들어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장관에게는 장애인들의 시설운영비를 횡령한 시설장에게 관리·감독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과, 관련 자치장단체 등에 대해서는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6월 A시설을 이용하는 거주인들의 열악한 처우와 시설장의 회계 운용상 문제 등에 대한 제보가 접수돼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A시설은 지적장애 여성 27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시설장 B가 1998년 서울시 마포구와 경기도 안성시에 개설한 개인운영시설이다.
조사 결과, 시설장 B는 거주인들로부터 받은 시설이용료를 개인 명의의 보험료 납부(총 2700여만 원)와 의류 등 개인물품 구매(560여만 원)와 같은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인 거주인 11명으로부터 매달 13~19만원 정도를 프로그램비로 받아 작년 1월부터 6월까지 총 645만원을 인출했으나, 이 기간 동안 프로그램 또는 사회적응활동으로 지출된 내역은 1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아울러 시설장은 주택준비금 명목으로 거주인 보호자 12명으로부터 4억1500만원을 현금 혹은 시설운영비 계좌로 입금받아 용도를 확인할 수 없게 사용하고, 반환조치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거주인 C가 이전 거주시설에서 받은 자립지원금 500만원을 당사자 동의 없이 임의로 사용한 후 반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설장은 거주인을 가족처럼 생각해 시설장으로서 별도의 급여를 받지 않았고, A시설이 국가보조금 지원이 거의 없는 개인운영신고 시설이므로 시설이용료를 임의로 사용한 것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A시설은 거주인 D의 도벽을 이유로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10여 회에 걸쳐 종사자 E와 방장 F가 속옷까지 벗게 해 검사하고, 물건을 감춘다는 이유로 속옷을 입지 못하게 하거나, 같은 이유로 거주인 D에게 물을 끼얹으며 손으로 때리는 등 괴롭힌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A시설은 거주인에게 한 끼당 1천원 미만의 열악한 급식을 제공하는가 하면 유통기한이 경과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 장애인 거주시설의 기본적 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고, 2006년 이후에는 건강검진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인권위 측이 전했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는 검찰총장에게 시설장을 고발하고, 관리·감독기관에 개인운영신고 시설의 관리 감독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 마련과 해당 시설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 수립 및 시행 등을 마련해 줄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