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보안카드를 발급하지 않는 것이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A은행장에게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를 발급하고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인권위는 금융위원회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게 이같은 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자보안카드를 발급하지 않는 금융회사에 대해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했다고 13일 밝혔다.
진정인 강모(남, 30세), 전모(여, 50세)씨 등은 "A은행 및 B은행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개인 또는 법인용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를 발급하지 않아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며, 지난해와 올해 7월 각각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답변을 통해 B은행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개인용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는 발급하고 있지만, 법인용은 거래 한도액이 워낙 크고 해킹 등의 사고 위험 때문에 발급하지 않았으나 오는 30일까지 발급하겠다는 의사를 언급했다.
A은행은 수요가 거의 없어 시각장애인용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를 발급하고 있지 않으나, 개인의 경우에는 한도액을 조정해 보안카드를 면제하는 등 대체 방법을 제공하고 있어 개인 또는 법인용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 발급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2008년과 2009년 '시각장애인 텔레뱅킹 이용 관련 불편 해소 요청' 및 '장애인의 전자금융서비스 이용 편의성 제고 방안' 공문을 이미 금융회사에 통보한 점과 몇몇 은행에서 시각장애인 개인 및 법인고객에 대해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를 발급하고 있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또 법인의 경우에는 거래한도액을 조정하는 등으로 보안의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과 수요가 없고 보안에 취약하다는 이유를 들어 개인 또는 법인용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가 발급되지 않으면 시각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과 달리 텔레뱅킹을 통한 금융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점 등도 고려했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는 피진정은행들이 주장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 미발급 사유가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이 있다거나 특정 직무나 사업수행상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같은 피진정은행들의 행위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개인 또는 법인용 텔레뱅킹 점자보안카드 미발급의 정당한 사유가 없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차별행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