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이 무단출입 등 경미한 범죄의 현행범을 체포할 때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않은 때에 한해 체포가 가능함에도 이를 간과한 채 연행한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해당 경찰서장 상급기관장에게 직무교육의 실시를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진정인(남, 41세)은 지난해 2월 지인들과 함께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에 들어가 음악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서로 연행됐는데, 신분이 명확함에도 무단출입죄로 현행범 체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같은 해 9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 측은 공사현장 관계자가 진정인 등을 무단 침입해 공사를 방해하고 있어 현행범으로 붙잡고 있으니 이들을 인수받아 경찰서로 연행해 달라고 요청했고, 진정인 일행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포된 현행범을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조사 결과, 무단출입이라는 진정인의 범죄혐의가 '경범죄처벌법'의 경미한 범죄에 지나지 않아 일반적으로 과태로 부과대상에 해당할 뿐 현행범 체포 대상이 아니며, 진정인 등은 도주하지도 않았고, 일부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일부는 구두로 인적사항을 알려줘 경찰관들의 신분확인에 협조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또 해당 공사현장 관계자는 자신이 현행범을 체포하지도 않았고, 그런 표현을 한 적도 없다며 경찰관들의 주장을 부인했고, 사건 발생일은 공휴일이어서 공사 자체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음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피진정인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업무처리절차에 국민의 인권보호와 관련된 인식이 전반적으로 결여돼 있던 점에 이 사건의 발생 원인이 상당부분 있었다면서, 경찰관들의 개별적인 책임을 묻기보다는 유사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피진정인 상급기관의 장에게, 피진정인을 비롯한 소속 경찰관들에 게 관련 직무교육의 실시를 권고했다고 인권위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