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검문시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불심검문을 하면서 요건 및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 인권침해라고 판단하고, A경찰서장에게 해당지구대장 등에 대해 서면 경고 조치할 것과, 소속 직원들에게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6일 밝혔다
진정인 오 모(남, 37세)씨는 올해 2월 PC방에서 6~7회 정도 불심검문을 받으면서 불심검문을 거부하면 '경찰서로 동행하셔야겠다'는 등의 강요를 받고 해당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항의를 하고 향후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오 모씨는 지난 3월 같은 장소에서 또다시 불심검문을 받았으나, 경찰관들은 증표를 제시하거나 소속과 성명을 밝히지 않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경찰관들은 지난 3월 PC방에서 나이 든 사람을 제외하고 젊은 사람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불심검문을 실시했고, 검문 당시 경찰관 근무복을 입고 있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경찰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 2월 불심검문시에는 '검문에 불응하면 지구대로 가서 신분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라고 말한 사실도 있다고 진술했다.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불심검문 대상자를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어떠한 죄를 범했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또는 이미 행해진 범죄나 행해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해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자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나이가 들고 점잖아 보이는 사람을 제외하고 젊은 사람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한 경찰의 행위가 불심검문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규정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한 관련법의 취지를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경찰관직무집행법이 경찰관이 당해인에게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할 것임을 정하고 있어, 불심검문시 경찰관 근무복을 입었다 하더라도 경찰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질문을 하는 것이 당해인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는 때에 지구대 등에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당해인은 경찰관의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아울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에 있어 임의동행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동행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동행에 동의한 경우라도 원할 경우 언제든지 퇴거할 수 있음을 고지해야 한다고 정해졌다.
이를 근거로 인권위는 경찰이 "검문에 불응하면 지구대로 가서 신분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헌법 제12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적법절차 및 진술거부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불심검문을 실시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애로사항을 잘 알고 있으나 관련규정을 준수해 인권침해가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