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체류자나 자녀가 없는 결혼이주여성도 정부의 긴급복지지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긴급지원대상자가 될 수 있는 외국인의 범위에 '인도적 체류자'를 포함시키고, '대한민국 국민인 배우자와 이혼하거나 그 배우자가 사망한 사람'으로 긴급복지지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줄 것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긴급복지지원법 시행령에는 '인도적 체류자', '자녀가 없는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긴급복지지원 대상자에 포함하지 않고 있어, 이들이 긴급 상황에 처하게 될 때 국가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내체류 이주민의 전반적인 인권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2012년도 국내체류 이주민의 사회복지지원체계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결혼이주여성의 18%는 가족생활비가 적어 가정생활에 고통을 느낀다고 응답했고, 정부로부터 생계비를 보조받는 여성은 3.2%에 불과하며, 6.4%의 결혼이주여성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난민(난민신청자, 인도적 체류자 포함)의 경우 29.2%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식을 경험한 바 있고, 이들 중 연간 10회 이상의 결식경험이 있는 난민은 7.5%로 나타나 외국인에 대한 공공복지 지원체계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급속히 다문화 사회로 이행돼가고 있음에도 인도주의적 차원의 긴급복지지원사업에서도 인도적 체류자 및 자녀가 없는 결혼이주여성에 대해 원칙적으로 그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재난 등으로 생계곤란 등의 위기사항에 처해 긴급지원을 필요로 하는 대상이 국적을 넘어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가치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내국인과 달리 대우받아야 할 이유는 없으며, 이에 인도적 체류자 및 자녀가 없는 결혼이주여성에 대해서도 긴급지원 대상자에 포함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현행 긴급복지지원법에서 배제돼 있는 '인도적 체류자' 및 '자녀가 없는 결혼이주여성'이 지원대상자에 포함된 외국인과 달리 배제돼야 할 합리적인 사유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긴급복지지원제도가 위기상황에 대한 사후적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바 생계곤란, 주거상실, 건강 악화 등의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상기 대상 집단을 긴급복지지원법에 포함시켜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것이 긴급복지지원법 입법취지에도 부합돼 이같이 권고했다고 인권위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