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알카라인 포스파테이즈 수치(ALP, Alkaline phosphatase)가 스텐트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새로운 지표로 밝혀졌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사진), 박준빈 전임의 연구팀이 2003년 2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서울대병원에서 관상동맥 조영술과 스텐트 시술을 받은 1636명의 환자를 2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혈중 ALP 수치에 따라 환자들을 63 IU/L 이하 군(541명, 이하 낮은 군), 63~78 IU/L 군(563명, 이하 중간 군), 78 IU/L 이상 군(532명, 이하 높은 군)으로 나누고 각 군당 총 사망률, 심혈관계 사망률, 심근경색증, 스텐트 혈전증의 발생 위험률을 서로 비교했다.

그 결과, 혈중 ALP 수치가 증가함에 따라 심혈관질환 재발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LP 수치가 높은 군은 낮은 군에 비해 총 사망률 4.21배,  심혈관계 사망률 3.92배, 심근경색 발생률 1.98배, 스텐트 혈전증 발생률이 2.73배 높았다.  

특히 ALP는 기존의 대표적인 관상동맥질환 예후 표지자인 C-반응 단백(CRP, C-reactive protein) 수치와 관련 없이 독립적으로 심혈관질환 재발률을 예측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이 환자들을 혈중 ALP와 CRP 수치의 높고 낮음에 따라 4군으로 나눈 후 분석한 결과, 혈중 ALP는 CRP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심혈관 질환을 예측했다. ALP와 CRP가 모두 상승한 군에서는 다른 3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재발률이 확연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혈중 ALP 수치가 관상동맥질환 재발률을 예측할 수 있는 이유도 설명했다. 

유기 피로인산염(organic pyrophosphate)은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석회화를 억제하는 물질로, ALP는 organic pyrophosphate의 분해를 촉진시켜 혈관이 석회화되는데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관상동맥을 살펴본 결과, ALP 수치가 높을수록 관상동맥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석회화가 심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근거해 ALP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는 관상동맥 석회화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부정적인 예후의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는 가설이 힘을 얻게 됐다. 

최근 심혈관계 질환 분야에서는 조기 진단, 위험도 층별화, 치료 반응 평가, 예후 예측을 위해 유용한 생물학적 표지자 (biomarker)를 찾는 노력이 활발하다.

최근에는 개인별 맞춤 의료를 지향하면서, 이러한 생물학적 표지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발되어 있는 생물학적 표지자들은 그 유용성에 한계가 있는데, 대표적인 표지자인 CRP 조차도 심근경색증 환자의 41%에서는 예후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보고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LP가 관동맥질환자의 예후 예측에 추가 정보를 제공할 새로운 생물학적 표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