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1일 국방부 장관에게 해병대 성폭행 피해자 소속 군 병원장으로 하여금 피해자에 대해 신속히 민간위탁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는 긴급구제조치 결정을 내렸다.
해병대 성폭행 피해자의 변호인(진정인)은 "피해자가 군에 대한 극도의 불신상태에서 민간병원 정신병동에 입원치료 중인 상황 하에 휴가 만료시점인 9월 1일 오후 10시까지 군으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탈영 조치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1일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국방부 훈령인 환자관리규정에 의거 피해자의 경우 군 정신과 의료수준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사안으로 외부 민간위탁진료가 안 되는 사안이고, 현재 상태에서는 국방부장관(상급기관)의 지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재 피해자에게 부여할 수 있는 모든 휴가기간 총 30일의 기간이 경과했으며, 소속부대 또는 수도통합병원으로의 미 복귀 시에는 군 관련 법령 및 규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인권위는 현재 피해자가 군에 대한 극도의 심리적·정신적 불신 및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자해나 자살기도 등 2차 피해가 우려돼 군 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부적절해 관련 규정에서 정한 민간병원에서의 위탁진료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되는 경우라고 판단했다.
또 인권위는 피해자가 명백히 군 지휘관의 범죄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고, 피해 직후 민간 종합병원 및 전문병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급성 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현재 민간병원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담당주치의가 군 복귀시 상기 증상의 악화 및 자해, 자살시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인권위는 피해자 조사 당시 해병대 고위 장교의 성폭행 사실을 누설함에 따라 명예와 위계를 존중하는 해병대의 특성상 위협을 가할 우려가 염려된다며, 극도의 불안 및 공포감을 호소했던 점 등을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헌법에서 연유하는 피해자의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을 권리를 보장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방부장관에게 훈령인 '환자관리규정' 제44조(위탁진료의 범위)를 확대 적용해 피해자에게 민간위탁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