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대표자들과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5일과 16일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주5일 40시간 근무 준수와 의료정책 개선 등을 요구하는 '관치의료 타파·의료민주화'를 투쟁목표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키로 결의했다.

   
전국의사대표들은 15일 의료계가 당면한 여러가지 어려움을 직시하고 그 타개책을 모색하고자 의료계 각 직역 및 지역 대표들로 구성된 제2차 전국의사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연석회의에 모인 전국 의사 대표자들은 저수가 의보제도, 통제일변도 관치의료, 포괄수가제, 대체조제 확대, 성분명 처방 추진 등 의료계가 처한 대내외적 어려운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대정부 투쟁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전국의사대표자들은 많은 의료인들의 직면하고 있는 열악한 의료환경과 삶의 질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 근로를 기준하고 있어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 대다수 근로자들이 주 5일 40시간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유독 의료기관 종사자만은 삶의 질이 도외시 된 채 정부의 저수가 정책에 의해 주 6일 50시간 이상의 근무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전임의들의 근무여건은 더욱 열악해 주 80시간(혹은 100시간)을 초과하는 살인적인 근무환경에 놓여있다는 주장이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어려운 의료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의료인의 주 40시간 근무와 토요일 휴진이 향후 현실화되면 의료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 실질적으로 의료인의 주 6일 50시간 이상의 근무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사대표자들은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등 모든 직역과 지역을 망라해 '주 5일 40시간 근무 운동'을 추진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의결했다.

아울러 국민의 건강권과 보건의료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가 책임을 지고 보건의료인들이 주5일 40시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적정수가를 보장하는 등 제반 관련제도를 보완하는 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전국 회원들에게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자인 의사들이 최소한의 근무여건 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여타 사업장과 달리 의료서비스는 정부가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고 각종 규제를 통해 의료기관의 경영활동을 통제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6일 긴급상임이사회를 개최했다. 긴급상임이사회에서는 전날 열린 전국의사 대표자 대회에서 결의된 비대위를 구성하고, 대정부 투쟁체제로 돌입키로 함에 따른 것이다.

비대위는 향후 진행될 대정부 투쟁을 진두지휘하게 되며, 비대위 위원장은 노환규 의협회장이 맡고, 각 지역과 직역을 총 망라한 위원으로 구성키로 했다.

긴급상임이사회에서는 '관치의료 타파와 의료민주화'를 비대위 투쟁 목표로 정하고, 내부적으로는 의사 회원들의 인식 전환과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외부적으로는 정부에 정책개선 과제를 제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의협측은 "올바른 의료가 항구적으로 정착해야 국민도, 의사도 행복해진다"면서, "이 같은 우리의 제도개선 요구사항을 보건복지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근본적인 제도개혁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