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출산 경험이 있는 부모의 경우 만삭아 부모에 비해 자녀를 더 출산하고자 하는 의지가 현저히 낮고, 출산과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정신적·경제적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8년간 출생률이 약34% 감소해온 저출산 시대, 37주 미만 이른둥이 출생이 최근 10년간 17.8% 증가해온 우리사회 인구통계 현황을 비쳐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한신생아학회(회장 배종우)는 오는 17일 세계 미숙아의 날을 즈음해 이른둥이 부모와 만삭아 부모, 현재 임신 중인 부모 대상 시행된 이른둥이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 미국, 일본 등 19개국에서 1949명의 미숙아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내 조사 결과, 이른둥이를 둔 엄마 44%는 이른둥이 출산으로 인해 추가 자녀를 더 낳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해 이 같은 답변을 한 전 세계 이른둥이 엄마 응답 평균 35%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 이른둥이 엄마들은 만삭아 엄마보다 이른둥이 출산으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
국내 이른둥이 엄마 47%는 이른둥이 출산 후 죄책감을 경험했다고 답해 만삭아 엄마 13%가 그렇다고 답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이른둥이 엄마 70%가 이른둥이 양육 관련 불안감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이른둥이 엄마 87%는 이른둥이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고, 63%는 이른둥이 자녀 생존에 대해 불안감을 느꼈다.
이른둥이 엄마들은 장기적인 합병증(73%), 신체적(70%), 감정적(67%), 지적(63%) 발달 순으로 장애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이른둥이 엄마의 85%는 육체적, 감정적 스트레스로 인해 일하는 시간을 줄였거나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만삭아 엄마 52%가 그렇다고 답변한 것에 비해 큰 차이를 드러냈다.
아울러 전 세계 이른둥이 엄마의 같은 응답은 평균 74%였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 이른둥이 엄마가 이른둥이로 인해 일하는 시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이른둥이 부모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커 이른둥이 출산으로 인해 추가 자녀 보육비(63%)와 추가적인 치료 약제비(60%), 추가적 입원 및 내원비(57%) 등이 경제적 부담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감정적·정신적 지원 및 상담·조언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이른둥이 엄마 30%만이 실제로 해당 지원이나 서비스를 받았다고 답변한 반면, 60%는 해당 서비스 및 지원을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배종우 대한신생아학회 회장(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모자보건센터장)은 "면역체계 발달이 더딘 이른둥이는 호흡기 감염을 비롯해 미숙아망막증, 뇌출혈 등 여러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른둥이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사전에 차단하고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도록 이른둥이 가정은 물론, 의료진과 정부, 사회가 다같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재단 김미경 상임이사는 "이른둥이 자녀의 건강문제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양육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며 "저출산 시대 이른둥이 출산과 양육문제를 한 가정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글로벌 이른둥이 부모 인식 조사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애보트 후원으로 시장조사기관 P/S/L 리서치가 유럽, 미국, 한국, 일본을 포함 19개국에서 올 6월부터 8월 중 시행했다.
연구는 이른둥이 부모(568명), 만삭아산모(600명), 임산부(592명)를 포함, 응답자 194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이른둥이를 둔 아빠(189명)도 조사대상에 포함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만삭아 엄마(30명), 이른둥이 엄마(30명), 이른둥이 아빠(3명), 예비엄마(28명) 등 총 91명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