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27일 제 15차 환태평양정신의학회 학술대회(PRCP : Pacific Rim College of Psychiatrists Scientific Meeting) 와 2012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PRCP에는 정신보건분야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인 권위자인 스위스 제네바대학 노만 사토리우스 교수(전 세계보건기구 정신보건국장)를 비롯해 독일 정신질환 석학인 안드레아스 슈라이너 박사 등 많은 해외 정신의학자가 참가한 가운데 정신과 질환 치료의 최신지견에 대한 학술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정신보건정책 방향성을 짚어봤다.
이날 학회에서는 정신과 입원율 1위이자 질병부담 증가 등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대표적인 정신과 질환, 조현병의 효과적인 치료관리에 대한 국내외 석학의 발표가 잇따랐다.
조현병(정신분열병)은 인종, 지역, 문화적 특성에 관계없이 인구 100명 중 약 1명 정도가 발병하는 대표적인 정신과 질환으로, 잦은 재발과 장기입원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이 계속 증가해 건보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2008-2010년 건강보험통계연보 내 질병소분류별 다빈도 상병 급여현황에 따르면, 조현병으로 인한 총 진료비는 3년 새 약 500억 이상 증가해 정신과질환 중 유병률이 가장 높은 우울증보다 더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에도, 정신과 질환 중에서 ‘정신분열증, 분열형 및 망상성 장애’의 총 진료비가 가장 높았다.
직접 의료비용 외에 간접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사회적 손실은 더욱 크다. 한 논문자료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조현병 치료에 국가 전체의료비의 1.6%를 지출하고 있는데, 이 중 직접 의료비용이 4,286억 원에 이르고, 조현병에 의한 노동력 상실 등의 간접비용을 포함할 때 사회적으로 3조2510억 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이번 PRCP 학술대회에 참석한 국내 정신과석학,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혁 교수는 25일 심포지엄을 통해 '조현병 초발환자에 있어서 초기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상혁 교수는 "초발 조현병 환자의 치료를 등한시할 경우, 1~2년 사이에 뇌의 회백질 감소(뇌 기능 저하)가 급속도로 진행돼 재발할수록 약물도 잘 듣지 않고 치료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게 되므로 초기 조현병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완 교수는 '심리사회적 이슈: 보호자 및 가족' 심포지엄에서 '의사와 환자, 보호자들의 장기지속형 주사에 대한 유지 태도'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를 전했다.
김 교수는 "항정신병 약물의 유지는 조현병 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으로 병원, 보호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국내 조현병 환자의 약물 불순응은 60% 이상이었다"며, "76%의 보호자는 환자 치료관리를 위해 장기지속형 제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현재 국내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처방률은 1%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환자가 주사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의사들의 편견이 오히려 환자들의 치료법 선택에 제한을 주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의사들이 먼저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관리를 위해 치료방법의 종류를 상세히 설명하고 환자에게 객관적인 치료옵션을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PRCP 학회에는 독일 정신질환 석학인 안드레아스 슈라이너 박사(50)도 참석했다.
안드레아스 슈라이너 박사는 "모니터링을 통한 환자관리시스템과 약복용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지속적인 치료방법의 결합은 조현병 치료관리에 있어 재발이나 악화를 피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또 "유럽의 경우, 임상적으로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최상의 치료법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있어, 효과적인 치료제를 초발 환자부터 사용할 수 있다면 질환 만성화를 방지해 정신보건시스템에 있어서 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RCP 학회에 참석한 정신보건 분야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인 권위자인 스위스 제네바대학 노만 사토리우스 교수(전 세계보건기구 정신보건국장)는 "최적의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각 나라 실정에 맞는 정신보건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 기반의 정신보건센터를 활용한 정신질환자 관리, 치료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려는 대국민 홍보도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