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잎 추출물인 폴리페놀의 주요 성분인 EGCG(Epigallocatechin-3-gallate)가 대다수의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여드름 치료에 매우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서대헌 교수(사진)팀이 EGCG의 특성이 여드름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음에 착안해 실험적, 임상적 연구를 동시에 진행한 결과, EGCG 성분이 여드름의 거의 모든 병인에 대해 상당한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여드름은 정서적으로 예민한 청소년 및 청년 시기에 발생하여 환자들에게 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하면 얼굴에 영구히 흉터를 남긴다.
이러한 여드름의 발생 원인은 크게 피지의 과다한 분비, 모낭 각질의 과각화,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Propionibacterium acnes) 세균, 염증의 네 가지로 구분하는데 현재 여러 약제가 여드름 치료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약제들은 임상 효과와 동시에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해 환자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한다. 일례로 레티노이드 도포제는 화끈거리고 타는 듯한 느낌의 자극을, 항생제 도포제는 항생제 저항성을 유발한다.
또 경구 레티노이드제는 가임기 여성에서 기형아 출산의 위험성과 함께 간 기능 이상, 지질 대사 이상 등을 자주 일으킨다.
따라서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효과적인 새로운 약제의 개발은 여드름을 연구하는 피부 과학자에게는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녹차의 주성분인 EGCG(epigallocatechin-3-gallate) 성분은 의학의 여러 분야에서 항암, 항염증, 항균 작용을 가진다고 알려져 왔고, 최근에는 지질 합성에 관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실험실 연구에서 SEB-1 피지 세포주에 EGCG를 주입했더니, 지질 합성에 주로 관여하는 SREBP-1 인자의 합성이 억제돼 세포 내 지질 합성이 55%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

아울러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피지 세포의 자멸사도 관찰돼 EGCG가 피지 세포의 지질 합성과 증식을 동시에 억제함이 밝혀졌다.
이는 여드름뿐 아니라 심각한 지성 피부의 치료에 있어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도포 약제가 현재까지 거의 없었음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와 함께 여드름의 주원인인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 세균은 피지세포로부터 각종 염증성 물질을 분비시키는 데, EGCG는 이를 50~95% 감소시키는 것이 증명돼 여드름 관련 염증 반응이 억제됨을 시사했다.
이외에도 EGCG는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 세균 자체에 대해서도 95% 이상의 강한 살균 작용을 가짐이 밝혀졌다.
모낭 각질의 과각화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인터루킨 1-알파(IL-1α)의 분비 역시 80% 감소시키는 것이 확인돼, EGCG는 여드름의 4대 주요 발병 요인 모두 억제함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이러한 실험 연구를 토대로 연구팀은 35명의 여드름 환자를 대상으로, 한쪽 뺨에는 EGCG를 포함한 약제를, 다른 뺨에는 기제만 포함된 위약을 하루에 2회 여드름 부위에 바르게 한 후 8주 동안 임상 관찰 및 피부조직 검사 등을 통해 여드름 상태를 관찰했다.
그 결과, EGCG를 도포한 비교군에서는 시험 전 비염증성 여드름이 평균 53.8개, 염증성 여드름이 10개 있었으나, 8주 후에는 평균 15.6개와 1.1개로, 비염증성 여드름은 79%, 염증성 여드름은 89% 줄었다. 그러나 대조군에서는 비염증성 및 염증성 여드름의 개수에 있어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는 기존의 우수한 도포 치료제인 레티노이드-항생제 혼합제제가 비염증성 여드름은 57%, 염증성 여드름은 62% 감소시키는 것에 비교하면 매우 우월한 수준이었고, 임상 시험 기간 동안 부작용은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환자들의 주관적인 만족도 역시 EGCG를 도포한 군에서 월등히 높았다.
서대헌 교수는 "여드름 치료 도포제 중 피지 분비를 비롯한 여드름의 여러 병인들을 동시에 억제시키는 약제가 임상적으로 반드시 필요함에도 거의 없었는 데 본 연구를 통해 녹차의 주성분인 EGCG가 그 역할을 함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특히, EGCG가 여드름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임상 시험을 통해 확인했을 뿐 아니라 치료 기전에 대한 세포내의 분자적인 기전까지도 증명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서 교수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IF=6.314)에 게재돼 지난 25일자 인터넷 판으로 먼저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