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앰플 주사제 사용시 유리파편이 섞일 우려가 있는 등 유리앰플 사용의 위험성이 여전한 가운데, 국립대병원이 비용 때문에 환자 안전은 뒷전인 채 이들 앰플 주사제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통합당 김태년 의원(경기 성남 수정)은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2004년부터 유리앰플 주사제의 유리파편을 제거할 수 있는 필터니들의 사용을 권고했지만 13개 국립대학병원의 필터니들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식약청에서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밝힌 '주사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주사제 용기 중 유리 앰플은 개봉할 때 유리가루가 섞이는데, 최대 870㎛(마이크로미터, 0,001mm) 크기의 유리파편이 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언급했다.
이는 인체의 혈관 구경이 제일 작은 것이 폐혈관으로 그 크기가 10㎛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식약청 연구용역에서 검출된 최대 870㎛ 크기의 유리조각은 그 위험성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유리조각의 위해성 연구에 의하면 주사기를 통해 체내에 직접 주입된 유리조각들은 체내에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면서 조직괴사, 폐육아종, 정맥염, 혈전 등을 일으키며 이들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척수주사를 통해 주입된 유리조각은 척추를 타고 뇌까지도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은 각 의료기관에 유리앰플 주사제 사용시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특히 주의하고, 필터가 달린 주사기를 사용하도록 계속 권고했다.
그러나 국립대학병원은 필터니들 주사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곳도 있었고, 필터니들 주사기를 사용하는 국립대학병원도 앰플 사용량에 비해 그 사용량이 현저히 적었다.
서울대병원은 본원과 분당에서 올 8월까지 320만개가 넘는 유리앰플을 사용했는데, 필터니들을 사용한 것은 5601개뿐이고, 충북대병원, 경북대병원, 제주대병원과 3개 치과병원의 필터니들사용량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국립대병원들의 유리앰플 사용량 대비 필터니들 사용량도 부산대병원 0.01%, 강원대병원 0.3%, 충남대병원 0.05%, 전북대병원 0.09% 등에 불과했다.
이같이 국립대학병원조차 식약청의 ‘필터니들 주사기 사용권고’를 무시하고 있는 원인으로, 김 의원은 일반주사기에 비해 값비싼 필터니들을 구입하게 되면 병원 측 이윤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사기 가격을 보면, 서울대병원은 일반주사기 단가가 17원인데 반해, 필터니들은 391원이었고, 경상대병원은 일반주사기가 140원, 필터니들은 480원이었다.
이는 병원이 소재한 시·도별로 차이는 있으나, 결국은 비용 문제 때문에 환자의 안전은 뒷전이 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태년 의원은 "모든 국립대병원은 국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데도 주사기의 단가 때문에 환자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유리앰플 주사제 사용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병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