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과 전염, 감염 등의 가능성이 높은 ‘병원빨래’가 엉망으로 처리되고 있어도 복지부는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소속 양승조 민주통합당 의원은 5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고, 복지부가 관련법을 준수해 병원 세탁물이 제대로 처리되는지에 대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점 등을 질타했다.
이날 양 의원은 복지부 답변을 인용해 의료기관 세탁물 처리 허가를 받은 업체가 대략 전국에서 80개 정도가 되고, 세탁물처리 규칙 적용 대상 의료기관은 3000곳이 넘는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시설을 갖추고 자체처리를 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이 80개의 업체에 세탁물 처리를 위탁할 수 밖에 없어, 1개 업체가 37곳 이상의 병원 세탁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대부분은 세탁물을 의료기관 세탁물 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한다는 보도가 있어, 이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고자 복지부에 자체처리를 하는 의료기관과 그렇지 않은 의료기관의 현황을 요구했으나, 복지부에서는 파악조차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양 의원은 밝혔다.
양 의원은 각 지자체장에게 관할감독권이 있고 해당 임무는 각 보건소가 맡고 있으나 복지부가 이 문제에 대해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양 의원은 의료법과 세탁물규칙에는 정기점검 및 감독에 관한 규정이 없고, 의료기관·세탁업체가 제출한 실적보고서만으로 세탁물관리규칙의 준수여부를 파악해야 하는 복지부의 부실한 상황을 지적했다.
현재 환자복, 침대시트, 간호사복 등 병상을 갖춘 의료기관 세탁물은 의료법과 의료기관세탁물 관리규칙에 의해 처리돼야 하고, 해당 규칙에는 병원에서 나오는 의료기관에서 세탁물 처리 시설 및 장비, 세탁물 운송, 세탁물 처리실적 보고 등에 대한 규정이 명시돼 있다.
양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올해 6월 각 지자체에 의료기관 세탁물 처리 점검현황에 대한 제출요청을 했으나 12개 지자체만 회신을 했고, 4개 지자체(강원, 충북, 충남, 제주도)는 현재까지 미제출해 정확한 현황을 알 수 없어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12개 지자체가 제출한 자료에도 시정명령 업체 및 의료기관 수만 제출 받았고, 정확한 규칙위반 사유나 시정명령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12개 지자체가 제출한 의료기관 세탁물 처리점검 현황을 보면 시정명령을 받은 세탁물처리업체는 전국평균 11.11%로 10개 업체당 1개 이상 꼴이었다.
시정명령을 받은 의료기관은 평균 1.93%였으나, 서울은 3.28%, 경기는 4.75%로 수도권에서 평균이상이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의료기관 세탁물의 관리감독이 지자체에 위임돼 있고 해당실무는 보건소의 소관이라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보건소는 243곳이고, 병상을 갖추거나 갖출 수 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전국 3,145개로 보건소 1개당 평균 12.9곳의 의료기관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날 양승조 의원은 "의료기관 세탁물 처리는 의료법과 보건복지부령의 소관인 이상 복지부가 수수방관만하고 있을 수 없다"면서 "세탁물관리규칙의 준수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보고체계를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양 의원은 또 "의료기관 세탁물은 성격상 오염 및 감염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세탁물 처리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의 처벌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허울뿐이 아닌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바꿔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법령에는 세탁물 관리규칙을 위반한 경우 300만 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병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