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눔의사회가 지중해빈혈로 치료를 못 받아 장기가 손상된 어린이와 가정에 새 희망을 심어줬다.
4일 라오스 시엥쾅 도립병원 수술실에는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는 시엥쾅 도립병원 최초의 비장절제술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 수술을 위해 라오스에 기술지원을 해주고 있는 한국 사랑나눔의사회(회장 임태우)는 세 명의 전문의를 파견해 수술 전 과정과 수술 후 회복에 관한 부분까지 직접 지도했다.

<사진> 정재일 삼육서울병원 내과 과장이 라오스 어린이들에게 발견되는 유전성 혈액질환인 지중해빈혈을 장기간 방치해 비장적출이 필요하게 된 분서(14세)군의 수술 전 날 한국과 라오스 의료진들이 함께 초음파 검진을 통해 환아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수술은 사랑나눔의사회 소속 안영재(안산한도병원 외과과장)씨와 코이카 협력의 고영선(라오스 비엔티앤 소재 지중해빈혈 클리닉)씨, 정재일(삼육서울병원 내과과장)씨 등 세 명의 한국인 의사들과 씨엥쾅 도립병원 외과와 소아과 간호과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수술은 라오스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기술이전(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의 모범사례로도 꼽힌다.
지난해부터 라오스에서 보건의료 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랑나눔의사회는 올해 5월 라오스 보건국과 업무협약을 맺고 시엥쾅 도립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기술이전 활동을 펼쳐왔다.
이날 시행된 수술은 유전병인 지중해빈혈을 제때에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돼 간 비장 비대와 심한 빈혈 증상에 시달리는 14세 소년의 비장을 절제하는 수술이었다.
<사진> 안영재 안산한도병원 외과과장(사진 오른쪽)이 집도한 이번 수술에는 부아완 씨엥쾅 도립병원
외과 과장과 꽁생 마취과장이 참여했으며, 수술방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은 의사들이 참관해 병원 최초의
비장적체수술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수술에는 간기능과 혈소판 기능 저하로 인한 혈액응고 장애, 비장 주위 혈관들의 과다 증식 및 간문맥압이 증가된 상태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 어려움과 수술 후 회복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됐다.
분서(14세, 남)군의 어머니 분미(35세)씨는 "유전병인 지중해빈혈로 오랜 기간 고통 받던 분서가 결국 비장절제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은 가족 모두에게 큰 고통이었다. 하지만 10시간 거리인 수도까지 가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도립병원에서 더구나 한국에서 온 전문의 선생님의 지도하에 수술이 진행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씨엥쾅 도립병원 부아완 외과과장(여, 53세)은 "도립병원 수술환자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 400여 명에 이르렀으나 대부분 맹장이나 분만, 외상에 한정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한국에서 찾아온 전문의의 지도하에 수술전·후 관리를 포함해 수술의 전 과정을 차분하게 살펴보고 배울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분사이 도립병원장(52세)은 "사랑나눔의사회의 기술이전 프로그램은 우리 병원 의료진과 함께 우리 병원 설비를 이용해 환자를 위한 최선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며, "장기 해외연수로는 경험할 수 없는 실질적인 기술이전의 기회로, 수술에 필요한 아주 작은 도구까지 공수해와 협진 과정 없이 직접 시술에 집중하는 경우와는 다른 차원의 국제 협력 사례"라고 의의를 강조했다.
수술을 지도한 안영재 외과의는 "수술 전·후 관리까지 면밀히 관찰하고 실행하는 라오스 의사들의 적극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고, 라오스 수련 과정이 한국과 다르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접근했다."는 활동을 설명했다.
라오스 전문의 양성 과정에 수련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최근이다. 사랑나눔의사회의 라오스 활동은 산간오지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위생교육, 도립병원 의료진 대상 기술이전, 라오스 어린이들에게서 발견되는 유전성 혈액질환인 지중해빈혈 치료지원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이 사업은 코이카 지원사업이기도 하다.
씨엥쾅 도립병원은 28만여 명의 도민을 대상으로 60여 명의 전문의료인 포함 110여 명의 임직원이 연인원 6만여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씨엥쾅 도내 유일한 수술설비를 갖춘 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