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리아 나노입자를 이용한 뇌졸중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사진 왼쪽)와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오른쪽) 연구팀은 13일 희토류의 일종인 세리아를 이용해 생체 내에서 뇌경색에 의한 손상을 줄인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뇌혈관질환은 국내에서 암에 이은 사망원인 2위이며, 단일질환으로는 사망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질환에는 심각한 후유장애가 남아 가족이 겪게 되는 고통과 사회경제학적 비용이 높은 질환이다.
이러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뇌경색에서 혈전용해제를 제외하고는 임상적으로 공인된 신경보호제는 전무한 실정이고,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약물들의 치료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나 대부분은 효과를 증명하는데 실패했다.
희토류의 일종인 세리아를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로 만들면 항산화효과를 보이는데, 이는 세리아 크리스탈의 표면에서 세륨이 Ce4+로 존재하나 이를 나노입자로 만들게 되면 표면에 Ce3+가 존재하게 돼 활성산소를 환원하는 효과가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화학공정에서는 세리아 나노입자를 항산화 촉매로 이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생체 내에서 작동이 가능하고 항산화효과가 큰 세리아 나노입자를 제작하기 위해 이전에 만들어진 바 없는 3nm의 매우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를 제작했다.
이의 표면에는 폴리에틸렌 글리콜(plyethylene glycol, PEG)을 코팅해 혈액이나 조직 속으로 잘 전달되게 했다.
연구팀은 쥐(rat)에 뇌경색을 유발한 다음, 치료군에서는 정맥을 통해 세리아 나노입자를 0.5 mg/kg와 0.7 mg/kg를 각각 주입하고, 대조군에는 아무것도 주입하지 않았다.
그 결과, 0.5 mg/kg 주입군에서는 뇌경색의 크기가 44.6%, 0.7 mg/kg 주입군에서는 50.2% 감소한 반면 대조군에는 변화가 없었다.
세리아 나노입자가 정상 뇌에서는 뇌혈관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해 정맥으로 투여했을 때 뇌에는 극소량이 분포하나, 뇌경색과 그 주변부에서는 뇌혈관장벽의 손상에 의해 상대적으로 과량이 분포했다.
이를 통해 뇌경색 후에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줄이는 효과 및 뇌경색 후 주요한 조직 손상의 원인인 세포자멸사(apoptosis)를 감소시켰다.
이승훈 교수는 "높은 질병부담에 비해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한 뇌경색에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나노기술을 이용해 세리아 나노입자를 제작하고 이를 생체 내에서 적용해 뇌경색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번 결과가 실험적 쥐 모델에서 얻은 결과이므로,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심화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저널 내 상위 5% 이내의 논문에만 수여하는 VIP(Very Important Paper: 매우 중요한 논문)로 선정되는 영예도 얻었으며, 또 앙게반테 케미는 본 연구 결과를 해외 유수의 언론에 공개했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지정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중개연구 중점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