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가 사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유지하는 것이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여성의 건강상의 실질적인 위험을 줄이겠다는 본래의 의약품 재분류 목적을 간과한 결정으로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30일 밝혔다.
복지부와 식약청은 29일 의약품 재분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표한 최초 분류(안)에서 사후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사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각각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유지시키는 방안을 최종 결정했다.
이날 경실련은 논평을 통해 40여 년간 특별한 부작용 보고 없이 일반약으로 판매되던 사전피임약을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약리적 기준만을 근거로 전문약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매우 일방적인 결정이었으므로, 일반약 유지결정은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사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유지하는 것은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여성의 건강상의 실질적인 위험을 줄이겠다는 본래의 의약품 재분류 목적을 간과한 결정으로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후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은 의약품 이용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의도하지 않은 임신과 이로 인한 불법적이고 음성적으로 진행되는 낙태수술을 예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천적 수단이다.
특히 산부인과 접근성이 어려운 청소년과 미혼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선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사후응급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유지하면서 단순히 처방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만을 확대하는 방안은 이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응급약'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고 취약계층이 이용 가능한 실효성 있는 대책은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통한 이용접근성 제고라는 게 경실련 측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이번 피임약 재분류 과정이 국민에게 피임약 복용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키고 개선책도 제시하지 못한 해프닝으로 끝났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는 관련 연구 조사 등을 검토한 결과, 사후응급피임약은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안전한 의약품으로 규정하며 ‘응급’의 목적을 고려할 때 일반약 전환이 필요하다 했다.
이렇듯 종합적인 검토와 대책을 마련했다던 정부가 사후응급피임약의 접근성제고가 오남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일부 종교계와 해당직역의 구태의연한 주장을 핑계로 시기상조 운운하는 것은 처음부터 추진할 의지가 없었음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이번 정부의 사후응급피임약의 전문약 유지가 직역의 이해에 휘둘려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낙태의 위험성을 여성에게 떠넘긴 무책임한 결정으로 판단한다는 경실련은 향후 피임접근성의 문제로 인한 불가피한 낙태사례 등을 모아 정부를 상대로 법적대응 등 사후피임약의 접근성 제고를 위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