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46세 의료급여 환자 J씨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8월까지 8개의 의료기관을 방문하며 총 1,032일치의 약제를 처방받았다. 이중에서 불면증으로 인해 졸피뎀 성분의 최면진정제를 처방받은 것은 6개월 동안 총 444일치에 해당했다.
이후 J씨는 동일성분 의약품 중복투약자에 해당돼 의료급여관리사의 연락을 받았다. 의료급여관리사는 6개월 동안의 진료사실을 확인한 뒤, J씨를 방문해 최면진정제 과다 복용에 의한 약물 중독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안전한 약물 복용에 대한 안내와 계도를 실시했다.
계도 후 J씨의 의료기관 이용은 눈에 띄게 변화했다. 우선 1개의 의료기관을 이용하게 됐으며, J씨의 6개월간 외래내원일수는 계도 전 48일에서 계도 후 10일로, 약국조제일수는 1,032일에서 84일로 줄어들었다.
의료이용일수의 변화와 더불어 총진료비는 계도 전 148만원에서 48만원으로, 외래진료비는 67만원에서 43만원으로, 약국진료비는 81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은 지난 2010년 3월 1일부터 '의료급여기관 간 동일성분 의약품 중복투약 관리' 제도를 운영해온 결과, 의료기관에서 의약품 중복투약을 처방받는 건수가 이같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21일 밝혔다.
이 제도는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여러 의료급여기관을 다니며 동일성분 의약품을 중복 투약함에 따른 건강상 위해 및 약물 중독 위험을 방지해 수급권자의 건강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에는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1차 중복투약자로 통보를 받은 후에 다음 차수에 중복투약으로 재차 통보받을 경우 3개월 간 약제비를 본인이 부담하게 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의료급여 환자 중에서 의약품 중복투약자는 1차 936명(진료기간 2010년 3월 1일~8월 31일)이던 것이 3차에는 385명(2011년 3월 1일~8월 31일)으로 제도를 운영하면서 중복투약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 2, 3차 중복투약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고, 연령대가 높은 50대 이상이 70%를 차지했다.
의약품 중복투약 환자의 다빈도 질병 분포를 살펴보면, 1, 2, 3차 중복투약자 모두 ‘본태성(일차성)고혈압’, ‘인슐린-비의존 당뇨병’ 등의 순서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였다.
특히, '수면장애'의 경우에는 1차와 2차에서 3순위를 차지했으나, 제도가 운영되면서 3차에서는 19위로 하락했다.
중복투약 의약품의 효능군별로는 1차 기간에 '당뇨병용제'가 204건(13.2%)으로 1순위, '기타 순환계용약'이 198건(12.8%)으로 2순위, '혈압강하제' 185건(11.9%)에 3순위, '최면진정제' 126건(8.1%)으로 4순위를 나타냈다.
2차와 3차 기간에서도 각각 당뇨병용제, 혈압강하제, 기타의 순환계용약의 순으로 1, 2, 3순위를 나타내 전반적으로 당뇨병용제, 기타의 순환계용약, 혈압강하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편, 최면진정제의 경우 1차와 2차 기간에서는 4위였으나,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3차에서는 13위로 떨어졌다.
1차 기간에 해당하는 중복투약자의 의료비 지출은 중복투약 관리제도 실시 전·후 6개월간 1인당 총 진료비는 335만5000원에서 307만2000원으로 줄어들었다.
또 1인당 외래진료비는 99만7000원에서 86만3000원으로, 1인당 약국진료비는 139만8000원에서 100만7000원으로 감소했다.
1차 기간에 해당하는 중복투약자의 의료이용 일수는 중복투약 관리제도 실시 전·후 6개월간 1인당 외래내원일수는 43.7일에서 32.9일로, 1인당 약국조제일수는 498.3일에서 337.6일로 단축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김성옥 박사는 향후 중복투약관리 개선 방향으로 "중복투약 대상자 선정기준 개선 및 표준 안내문 개발, 특정 의약품 효능군별 지표(소화제, 수면제, 항생제 등)를 선정해 해당 의약품의 중점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료급여 환자 적정투약관리 프로그램 개발과 의료급여관리사업의 내실화 및 자문약사 제도 운영을 활성화함으로써, 의료급여 환자의 합리적인 의약품 복용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