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건지소 확충과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13일 사실상 더 이상의 의료취약지역이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계획은 무의미하다며, 서울시 보건지소 확충 계획을 즉각 철회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취약계층만이 아닌 시민 모두가 적정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개념으로 보건지소 75개소 신규 확충 등을 담은 공공의료마스터플랜 '건강서울 36.5' 정책 추진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2012년 도시보건지소 사업안내'를 통해 감기환자 등 보건지소의 일반진료를 지양하고, 취약계층 건강관리사업을 지향토록 지침을 내렸다.
또 최근 국회에 보고한 '2012년도 주요업무 추진현황'에서도 보건소 기능을 일반진료에서 사전 예방적 건강증진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보건지소 등의 1차 진료기능 확충에만 매진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보건지소 사업은 이미 지난 2005년 감사원의 '공공보건의료시스템 운영실태' 감사결과, 민간의료기관과 차별성이 없이 진료위주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도시지역에는 이미 보건의료 관련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돼 있음을 이유로 들어 보건복지부의 도시보건지소 설치 계획 재검토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즉, 도시보건지소의 본래 취지는 보건복지부의 '2012년 도시보건지소 사업안내'에도 나와 있듯이 보건의료 취약계층 주민의 보건의료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불특정 다수 주민(일반계층)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아울러 건강주치의제, 영유아 산모 돌봄 서비스, 고혈압 당뇨병 환자 대상 시민건강 포인트제 등은 일반계층을 대상으로 한 업무 내용으로, 보건지소 본연의 업무인 보건의료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에 대한 안전망 확충이라는 보건지소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가의 할 일과 민간의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포퓰리즘에 근거한 선심성 보건행정의 발로라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민간 의료기관들과 불필요한 갈등 및 경쟁관계를 초래함으로써 보건의료시장 질서를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서울지역의 병의원 수는 7,688개소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집중돼 있어 주민의 진료 등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양호하고 종합사회복지관, 노인·장애인복지관, 보건단체 등 보건의료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상황에서 민간 의료기관과 협력하지 않고 보건지소를 무리하게 확충한다는 것은 국가 의료자원의 낭비라는 것이 의협 측의 설명이다.
의협측은 현재 지자체마다 지방재정 부족으로 만 0~2세 무상보육 확대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동 사업이 과연 타당한 정책 추진인지,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또한 현재 민간 의료분야는 과포화상태로, 과당경쟁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도산하는 의료기관이 무수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지소의 무분별한 확충이 민간 의료분야의 황폐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의협은 박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공공의료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민간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상생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