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원협회는 25일 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형 보건지소 설립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공공의료마스터플랜 '건강서울 36.5'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보건소, 시립병원, 민간의료기관, 약국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보건의료기관에 대한 공공의료 정책이 제시되고 있고, 그 중에서도 특히 보건지소 설립에 대해 심각하다는 것이 대한의원협회 측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보건소를 통해 건강주치의제, 시민건강포인트제, 영유아·산모 방문 돌봄 서비스, 고령화 사회 대비 보건복지 통합서비스, 아동 치과주치의제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울형 보건지소 모형'을 개발해 오는 2014년까지 중소형 보건지소 75개소를 확충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보건소나 보건지소는 감염병 치료나 질병의 예방 및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등의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채, 일반 환자에 대한 진료기능을 강화해 민간의료기관,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과 경쟁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게 의원협회 측의 지적이다.
즉, 보건소나 보건지소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에는 진료비와 약제비가 저렴해 일반 개인의원 입장에서는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아 보건소나 보건지소 주변 동네의원이 초토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도시형 보건지소를 75개나 확충하겠다는 것은 동네의원을 말살시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가뜩이나 의약분업 이후 정부의 지속적인 의원급 의료기관 말살정책으로 매년 건강보험 점유율이 감소해 2000년대 초기 30%대 중반에 이르던 점유율이 이제는 20% 초반으로 하락한 상태다.
또 의료전달체계는 이미 붕괴돼 환자들이 동네의원에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도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음으로 인해 더 많은 국민의료비가 소요되고 있다.
반면, 동네의원들은 환자가 없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고, 대형병원은 수많은 환자들이 몰려 환자는 의사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진료를 끝내는 실정이다.
이 여파로 동네의원은 매년 10% 가까이 폐업을 하고 있고, 의료정책연구소의 보고에 의하면 동네의원의 30% 이상이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들 의원들의 부채 평균은 무려 3억 6천만 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병원은 날로 규모를 확장하고 환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동네의원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보건의료의 첨병으로 묵묵히 자기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쟁력을 강화시키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동네의원과 직접 경쟁하는 도시형 보건지소를 늘리겠다는 것은 동네의원의 생존권을 박탈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금 당장 시민들은 싼 값에 보건소나 보건지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으나, 결국 동네의원의 몰락으로 향후 보건소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질환은 질환의 경중에 관계없이 큰 병원에서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치료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동네의원을 말살시키는 도시형 보건지소 설립 계획이 당장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결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몰락으로 시민들에게 더 큰 불편과 더 많은 의료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의원협회 측이 전했다.
이에 대한의원협회는 서울시의 도시형 보건지소의 설립을 개인의원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규정하며, 동네의원 생존권 수호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도시형 보건지소 설립계획 백지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