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환자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해 눈을 실명케 한 정신과 원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1일 입원 중 추락 사고를 당한 환자에 대해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를 가중시킨 A정신의료기관의 원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환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또 해당 구청장에게는 A정신의료기관에 대해 점검하고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 이모(남, 49세)씨는 "A정신과의원에 입원 중 지난해 9월 탈출을 시도하다 4층에서 추락해 크게 다쳤는데, 원장은 진정인을 강박 조치하고 가족과 연락하지 못하게 하는 등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않아 오른쪽 눈이 실명되는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은 추락 후 2차사고 방지를 위해 강박조치를 지시했고, 인근 정형외과 진료 후 식사와 수면상태 등이 양호했고, 다만 머리가 아프다고 해 같은 해 10월 외부진료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장조사, 양 당사자의 주장 및 제출자료, 진정인의 자녀, A정신과의원 소속 직원과 동료환자, 병원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인권침해 사실을 확인했다.
진정인은 A의원에 입원 중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해 우측 상악과 광대뼈, 안와, 무릎 등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다.
그러나 피진정인은 응급 의료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사고 직후인 새벽 3시경부터 약 30시간 동안 진정인을 강박 조치하고, 보호자에게도 부상 정도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또 사고 후 진정인은 지속적으로 부상부위 통증 호소와 외부진료를 요구했고, 소속직원들도 외부진료를 건의했으나 피진정인은 이러한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지난해 10월까지 보호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전화통화를 일체 금지했다.
피진정인은 지난해 10월 15일에서야 외부진료를 시행했는데 신경손상 치료를 위한 시간이 이미 경과됐다는 진단을 받았고, 같은달 24일에는 우안 시신경 손상으로 실명된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이때에도 진단 결과를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게 인권위 측의 설명이다.
진정인은 A정신과의원 직원의 도움을 받아 보호자에 연락 후 전문병원을 찾아 우안 시신경 손상으로 인한 시력 상실로 시각장애 진단을 받았다.
인권위원회는 A의원이 진정인을 30시간 동안 강박 조치한 행위는 진정인이 추락사고 후 고통을 호소하는 등 추가적인 탈출시도나 자해 위험이 현저히 낮았던 상황에서 치료와 보호 목적의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없고, 더욱이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대한 과도하게 신체를 제한한 것은 '정신보건법' 위반과 헌법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사고 후 응급조치는 물론 30일이 지나도록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외부 진료결과가 나왔음에도 보호의무자에게 진정인의 건강상태를 알리지 않은 것은 중대한 과실이자 사고 은폐를 위한 고의성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는 A의원 원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는 한편, 법률구조 요청과 관할 감독청에게 환자 보호조치 전반에 대한 점검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