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건의료체계는 질병치료를 병원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보건의료비 지출 증가율(연 8%)이 OECD 평균증가율(연 3.6%)의 2배에 달하고, 그 중 병원비 지출이 절반이상을 차지한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를 의료의 질 관점에서 평가하는 ‘한국 의료의 질 검토 보고서(Health Care Quality Review : Korea)’ 발간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00년 건강보험통합과 의약분업 실시 이후,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성과와 효율성 향상을 위한 인프라를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하고, 문제점과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한국의료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단일 건강보험체계와 선진적 정보통신기술, 이에 근거한 질 평가와 공개시스템, 대형 급성기 병원을 중심으로 한 질 향상 노력 등을 꼽았다.
또 2000년 건강보험통합에 의해 관리효율성이 크게 개선되고, 전국의 성과 관련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으며, 발전된 정보통신기술에 힘입어 훌륭한 관리체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의약품처방조제지원서비스(Drug Utilisation Review, 이하 DUR)를 이러한 체계상의 강점을 대표적으로 드러낸 우수한 제도로 평가하고, DUR을 다른 의료이용 정보와 연계할 경우 성과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 평가(질 평가)와 평가 결과의 공개는 단일화된 건강보험과 정보체계의 강점에 기반한 세계적인 우수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전자건강기록을 갖추고 이에 기반해 자체적인 질 평가를 수행하고, 임상진료지침과 주요 진료경로를 개발해 질 향상을 추구하는 대형 급성기 병원들의 노력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향후 중소규모 병원과 의원급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의료체계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행위별수가제로 인한 비효율성, 일차의료체계 미흡, 질 향상을 위한 경제적 동기 부족, 심뇌혈관질환 관리연속성 부족, 환자안전과 경험관리체계의 부재 등의 문제점을 들었다.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 월등히 긴 입원환자 평균재원일수를 근거로 들어, 행위별수가제도를 급성기 의료영역의 대표적 비효율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DRG(Diagnosis Related Group) 포괄수가제의 확대를 권고했다.
대표적인 일차의료 성과지표인 예방 가능한 입원율이 OECD회원국에 비해서 높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 원인을 부족한 일차의료체계로 보았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바람직한 일차의료기관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필요도 높은 지역에 대한 재정적인 투자로 일차의료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투입 요소 중심으로 설계된 현재의 종별가산제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질 평가를 통해 나타난 성과에 근거하도록 가산제를 개선해 성과향상을 위한 경제적인 동기를 제공할 것과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공적 관리체계를 확충시켜 국민의료비의 비용대비 가치를 높일 것도 권했다.
진료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급성기 병원에 뇌졸중 치료실(stroke unit)을 설치하는 한편, 예방과 건강증진, 재활치료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질병의 연속선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필요에 부응하는 조화로운 서비스 제공체계 구축 마련도 지적했다.
이밖에도 중소규모 병원과 일차의료기관의 질 향상을 위해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확대하고, 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사용 확대도 제안했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측은 본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내달 14일 ‘OECD가 본 한국의 의료제도’를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 이 사업의 총책임자인 OECD 사무국 보건분과장(Mr. Mark Pearson)과 국내 각계전문가들의 토론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