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는 것이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A항공 대표이사에게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암 수술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분한 진정인에 대해 구제조치를 취하고, 응시자의 병력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진정인 K씨(남, 43세)는 "A항공 건축분야 경력직에 응시해 서류심사와 면접에 통과한 후 최종 신체검사를 받으며 문진표에 4년전 방광암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기록했는데, 항공사가 이를 이유로 불합격 통지를 했다"며, 올해 2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항공사는 일반적으로 악성종양은 수술 후 만 5년을 완치시점으로 여기는데 진정인의 경우 3년 11개월 밖에 안 됐고, 방광암이 다른 악성종양에 비해 재발률이 높아 공사현장 관리 및 해외출장 등의 업무수행 시 재발 위험성이 증대돼 채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진정인은 2007년 3월 방광암 수술을 받은 바 있으나, 현재까지 재발되지 않아 특별한 치료 없이 주기적으로 혈액검사 등을 통해 재발 여부를 관찰 중이었다.
올해 1월 대학병원 진료증명서에는 "재발 가능성이 거의 없고, 재발의 경우에도 1~2일 정도의 입원치료를 요할 수 있는 상태로 현재 특별한 치료를 하고 있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장애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이 있었다.
또 인권위가 대한비뇨기종양학회에 자문을 구한 결과 "진정인과 같은 방광암 수술 후 직업선택 시 유의해야 하는 직종은 별도로 없고, 해외출장 등 진정인 채용 예정분야의 업무 수행에 있어 예상되는 특별한 어려움 또한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진정인은 A항공사 지원 직전까지 건설회사에서 근무했고, 그 경력으로 A항공사에 지원해 합격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개인의 건강상태나 환경에 따라 병의 경과가 다르므로 ‘암 수술 후 5년’이라는 절대적인 시간을 기준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방광암의 재발률이 높으므로 진정인도 암이 재발할 것이라는 추론 또한 무리가 있고, 만일의 경우 재발하더라도 1~2일 정도의 입원치료를 요하는 수준으로 치료에 특별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기 어려웠다는 게 인권위의 지적이다.
즉, 인권위는 피진정인이 시행한 신체검사 결과로 진정인의 건강상태가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할 만한 전문가적 소견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문진표에 과거 병력에 대해 솔직히 기재한 것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병력에 의한 차별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는 과거 암수술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정인을 불합격시킨 것은 병력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해 A항공 대표이사에게 차별방지 대책과 불합격 처분에 따른 구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고 인권위측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