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암 생존자들은 병원에서 의사와의 면담시간이 불충분하다고 느껴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좋지 않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사진 왼쪽)·성균관의대 박재현 교수(사진 오른쪽),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지난 10월 불충분한 의사와의 면담시간이 암 진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암에 대한 지지 치료(Supportive Care in Cancer)’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연구팀은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전국 9개 국립대병원(강원대, 충북대, 충남대, 전북대, 화순전남대, 경북대, 부산대, 경상대, 제주대병원) 지역암센터에 내원하는 2556명의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는 환자가 느끼는 평균 진료상담시간, 환자가 선호하는 진료상담시간, 나이, 성별, 교육수준, 경제수준, 불안 우울 여부, 암 종류 등의 요소들을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연구는 18세 이상의 암환자로 암 진단 후 4개월 이상 경과된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연구에 조사된 진료면담시간은 재진(routine follow-up visit)된 환자로, 진단 후 처음으로 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초진(initial treatment) 환자는 제외됐다.
조사결과, 전체 환자들이 느끼는 평균진료상담 시간은 7.1분이었고, 환자들이 선호하는 평균진료상담 시간은 9.1분이었다.

전체 2556명의 암 생존자 중에서 37.1%(985명)는 의사와의 면담이 불충분하다고 느껴왔다.
특히 젊은 환자, 여성 환자, 고학력자 환자군 일수록 진료면담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충분하다고 느낀 환자는 남성이 전체의 66.9%인 942명을 차지했고, 여성은 58.4%인 729명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높았다.
한국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6대 암(위암, 폐암, 간암, 직결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이외의 암을 가진 환자군은 6대 암을 가진 환자군에 비해 진료면담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이는 불안이나 우울함을 느끼는 환자군도 그렇지 않는 환자군에 비해 진료면담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환자가 의사와의 면담시간이 불충분하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암에 대한 정보 요구도가 더 높았다.
환자들은 항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욕부진, 피곤, 피부홍조, 쑤심, 탈모와 같은 신체적 증상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는 담당 의사에 대한 신뢰도와 진료에 대한 만족도 저하로 이어져 다니는 병원을 계속 다니고자 하는 의욕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교수는 "최적의 암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주관적인 요구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면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 교수는 "시간당 많은 환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국내의 의료 현실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암 치료 이외의 전반적인 건강관리나 심리 상담에 대한 요구가 암전문의와 이외의 의료진에 의한 다학제적 협진을 통해 충족시키는 것도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암 환자 및 암 완치자를 위한 검진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올해 3월에 개원된 서울대학교암병원은 국내 최초로 암건강증진센터가 개설돼 건강증진분야의 전문의들이 암 치료 이외에 필요한 암환자들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며, 암 치료 병력과 개개인의 건강습관을 고려한 맞춤형 암 검진을 제공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