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1세대 신경외과 의사인 신경외과학의 선구자 심보성의 일대기를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전쟁 직후 폐허를 딛고 출발해 세계적인 한국의 신경외과학교실을 확립하기까지의 심보성과 그의 후학들이 보여준 끊임없는 노력과 현대사의 굴곡을 거치며 현대 의학사의 굵은 획을 그은 지식인 심보성의 자취가 담겼다.
책 속에는 심보성의 신경외과 인생과 더불어 흘러간 반세기, 그동안 한국 뇌척수 질병의 변천과 이를 극복하려는 민간과 의학계의 시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환자에 대한 인간 심보성을 되새겨볼 수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서울의대 신경외과학교실의 창설자로서 심보성의 업적을 선양하는 것이 아니다. 심보성이 한국의료계의 상황에 맞춰 1950년대 말 한국에서는 신생 분야이던 신경외과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그 성숙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밝히는 데 초점을 뒀다.
그 결과 심보성이 특출한 의학적 성과를 거둬 명성을 얻기보다는 후학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 인물임을 설명했다.
심보성의 활동을 재조명하기 위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됐다. 1부는 심보성의 성장배경과 의학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2부는 외과 의사이던 그가 신경외과 의사가 되는 과정을 서술했다.
3부에는 한국 신경외과의 확장을 위한 노력을, 4부는 심보성의 업적을 토대로 제자들이 이룬 신경외과의 도약을 다뤘다.
5부는 이 과정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심보성의 성격과 습관 등 개인적인 특성을 집중적으로 나타냈다.
심보성은 1924년 서울에서 태어나 만주 하얼빈에서 자랐고, 뤼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49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여자의과대학교에서 외과의로 수련을 받던 중 한국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전, 미군 신경외과 이동반에서 근무했다.
종전 후에는 미국미네소타대학교 신경외과학교실에서 수련을 받고 1957년에 서울의대로 돌아와 신경외과학교실의 초대 주임교수가 됐다.
그는 신경외과의 진료, 연구, 교육의 체계를 세웠고 한국 신경외과학계의 성립에 힘쓰던 신경외과 의사들과 함께 1961년 대한신경외과학회를 창설했다.
그 뒤 신경외과 의사의 육성과 학술교류에 매진하며 한국 신경외과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심보성은 임종 직전까지 서울의대 신경외과학교실의 화합과 발전을 소망했다. 1999년 중환자실에 입원한 심보성은 호흡기에 의존해 말하기조차 어려웠는데 자신을 보러 온 왕규창에게 '교실 발전을 위하여 전원 일치단결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적어 주기도 했다. 그는 2001년 9월 7일 자택에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