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대길병원이 올해로 52년째 자궁암 무료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1950년대 후반 길병원의 전신인 이길여산부인과 시절, 지역 여성들로 하여금 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예방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어느덧 50년을 훌쩍 넘겼다.
 

자궁암 무료검진의 역사는 5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8년 인천 중구 용동에 문을 연 이길여산부인과는 지역 여성들을 위한 자궁암 무료검진을 구상했다.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생겨서는 안된다’는 신념 하나로 ‘보증금 없는 병원’을 만들고 환자를 받았던 당시 이길여 원장은 자궁암 무료검진을 시작했다. 자궁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질병이지만 병원 문턱은 높았고 여성들의 인식도 부족했다.

검진 인원은 해마다 늘었지만 이길여 원장은 이를 고맙게 여기고 검진을 해마다 계속했다.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 받아 새 삶을 얻은 여성들의 사연도 알려지면서 자궁암 검진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받아야 하는 ‘의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으로 암 검진이 가능해지면서 암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고, 검진 기회도 늘었지만 여전히 길병원 자궁암 검진은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검진 실시 이후 2010년까지 무료검진에 참여한 인원만도 11만5160명에 이른다. 

검진을 통해 종양을 조기에 발견한 사례도 적지 않다. 해마다 각 검진에서 적게는 수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에까지 암을 진단받고 있다. 지난해 검진에서 암의 초기 단계인 종양을 발견한 허윤숙(57, 인천 남구 주안동)씨는 1년이 지난 지금 완전히 치료해 길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고 있다.

허 씨는 지난해 딸의 권유로 딸과 함께 검진을 받았다. 평소 공단 검진도 꾸준하게 받아온 터라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허 씨는 "걱정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앞섰다"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어 너무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허 씨는 30년여 전 딸을 이길여산부인과에서 출산하고, 몇 해 후 언니와 함께 현재 동인천길병원에서 무료검진을 받은 적도 있어 길병원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허 씨는 "바쁘다는 핑계로 병원에 가지 않는 여성들이 많은데, 아무리 바빠도 꼭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도 제52회 검진은 6일부터 9일까지 오전 9시에서 12시,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신청은 전화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이뤄지고, 검사 후 이상 유무는 전화 또는 문자로 알려준다. 병원 측은 올해 약 1500여 명이 검진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천의대길병원 이길여 이사장은 "여성이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하다는 가치는 세월이 흘러도 절대 변하지 않는다"면서, "지역 주민의 사랑으로 발전해 온 가천의대길병원은 앞으로도 100년, 200년을 이어가며 그 사랑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