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다 폐기된 바 있는 처방전 리필제 법안이 지난 7일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다시 발의됐다.
발의안에는 복약이 끝나는 날로부터 4일 이내 1회에 한해 처방전을 재사용해 조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같은 내용은 단순 처방연장을 위해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할 필요가 없어 의료비절감 및 환자의 편의성에 도움이 돼 선진국 일부에서도 이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의원협회는 처방전 리필제가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나쁘거나 약국의 조제료보다 의료기관의 진료비가 월등히 비싼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의료기관 진료비가 약국 조제료보다 10배 이상 비싼 미국이나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캐나다 등 극히 일부 나라에서만 시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간 병의원 이용빈도가 OECD 평균 2배에 이를 정도로 의료기관 접근성이 뛰어나고, 1달치 약의 약국 조제료는 9560원인 반면, 의원의 만성질환 진료비의 경우 8960원으로 오히려 조제료보다 싸다는 설명이다.
이에 의원협회는 우리나라처럼 병의원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진료비가 싼 상황에서 처방전 리필제가 전혀 필요 없는 제도로, 이를 주장하는 것은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전혀 모른다고 자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협회 측은 처방전 리필제가 의료비를 절감시키고 환자의 편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언급이다.
지금도 환자 상태가 안정적이거나 환자의 기타 상황에 따라 의사는 환자와의 협의를 통해 장기처방이 가능하며, 처방 기간도 1개월에서 6개월까지 다양해 처방전 리필제를 하지 않아도 '1회의 진료'와 '조제'로 충분한 기간 동안 약을 투여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현행 1회의 조제로 충분한 기간 동안 약을 복용할 수 있음에도 이를 여러 번 조제하게끔 하는 것 자체가 의료비 낭비이며, 환자는 약국 방문 횟수가 늘어나 오히려 불편해진다.
또 진료비보다 조제료가 더 비싼 기형적인 수가로 인해 의료비 증가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처방전 리필제는 일반약 슈퍼판매라는 국민적 여론을 왜곡하고 호도하기 위해 약사들이 주장했던 사항이다.
기존 약국개설 독점권, 의약품조제 및 판매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약사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도 모자라 의사들의 처방권까지 넘보기 위해 주장했던 황당한 제도로, 조제행위 횟수를 증가시켜 수익을 더욱 늘려보겠다는 꼼수가 숨겨져 있는 제도라고 협회 측은 전했다.
따라서 의원협회는 윤상현 의원이 발의한 처방전 리필제 법안에 대해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의원들이 의료비 절감과 국민의 편의성을 위한 정책을 하고 싶다면 국민들에게 조제선택권을 부여하는 국민조제선택분업의 시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