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이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장기간의 구속 수사 후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을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경기도 시흥시 소재 개원의 故 김 모 원장 사건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대표 노환규)은 20일 오후 故 김 원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인권피해사실을 상세히 조사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판·검사 등 관련 책임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다고 20일 밝혔다.
전의총에 따르면 故 김 모 원장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모 의약품 도매회사로부터 1억54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수사를 받아오다 지난달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차 조사에서 김 원장은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지인이었던 도매상으로부터 1억 원을 빌렸으며, 조사 시작 전 이를 되갚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검찰의 1차 조사를 받은 직후 재소환 통보를 받자 자신이 운영하던 의원에서 스스로 진정제를 투여해 자살을 시도했으나 사망 직전 발견돼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된 후 구명됐다.
이후 담당검사는 곧바로 고인의 출석을 강요했고, 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 퇴원한지 불과 5일만에 구속했다.
결국 그는 극도로 심리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7월 28일 구속 기소된 뒤 첫 재판을 받고 풀려나기까지 40일이 넘는 동안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러나 김 원장은 풀려난 지 4일 후 법원의 유죄선고로 인해 의사면허 취소라는 행정처분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낙담하게 됐고, 결국 9월 21일 밤 자신이 운영하던 의원에서 마취제와 진정제를 이용한 2차 자살을 시도해 죽음에 이르렀다고 전의총 측이 전했다.
전의총 측은 피의자가 개인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라는 점, 리베이트를 건넨 것으로 지목된 도매상이 구속된 점을 감안할 때 도주 및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인데도 구속된 채 수사를 받은 것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또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은 의사가 또 다시 의사면허 취소라는 행정처분 처벌이 지나치게 과중해 삶에 대한 고인의 마지막 의지를 꺾어놓았다는 지적이다.
노환규 전의총 대표는 "故 김 원장은 구속수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를 무시하고 구속수사를 진행했으며, 검찰의 무리한 강압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실적에 집착한 검찰이 의사의 자존감을 무너뜨려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간접살인일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소 이유를 설명했다.
전의총은 인권위 제소에 230명의 회원들이 참여한다고 밝혔으며, 이와는 별도로 재발방지를 위해 故 김 원장 사건을 세계의사회에도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