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이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사장될 간으로 보란 듯이 이식수술을 성공시킨 장기이식 전문의가 있어 타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에 기적적인 간이식 성공으로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한 의료진은 고려대 안암병원 장기이식센터 김동식(41) 센터장이며, 김 교수의 집도로 생명을 건진 주인공은 김태곤(남, 65)씨다.

<사진설명> 김동식 고려대 안암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이 간이식으로 새 삶을 얻은 김태곤 씨와 격려의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 왼쪽은 김 씨의 딸 김윤실 씨>
김 씨는 2004년경 간암선고를 받고 화학색전술과 고주파치료 등 7년여 간 2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치료를 받았지만 병이 호전되지 않아 간 이식이 아니면 생을 마감해야 했다.
간암이 상당부분 진행돼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이식도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김 씨는 지인의 소개를 받아 간절한 심정으로 고려대 안암병원에 내원해 간 이식 상담을 받고 올해 4월 20일 간이식 대기자로 등록했으나, 이식대기자 244순위로 뇌사자로부터 간을 기증받기 힘든 상태였다.
그러던 중 올해 8월에 한 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병원의 급성 간부 전으로 매우 위독한 환자에게 이식될 예정된 간 이었다.
그러나 기증자가 과거에 큰 개복수술을 받아 간주변의 혈관과 담도구조가 변형돼 있고, 심한 유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간 적출수술시 나타날 수 있는 기술적 문제로 앞 순위 자들을 담당하고 있는 병원들이 이식을 모두 거부해 결국 김 씨에게 기회가 오게 됐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동식 장기이식센터장은 무엇보다 기증자의 간이 정상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의 어려움만 극복하면 환자에게 이식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곧바로 간 적출수술을 실시했다.
김 센터장의 집도로 수술을 받은 김 씨는 지난 8월 18일 간이식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을 회복하고 지난 13일 퇴원했다.

김동식 센터장은 "공여자의 간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과거 수술로 인한 주변 조직과의 유착이 심하고, 간 주변혈관들의 일부가 이전 수술로 절단돼 있었으며, 간 외의 담도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였다"고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런 기술적 문제만 잘 극복하면 충분히 김태곤 씨와 같은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김 센터장은 "간이식은 대기자가 워낙 많아 수술 자체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천신만고 끝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환자에게 좋은 결과를 줄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김태곤 씨의 딸 김윤실(35세)도 김동식 교수의 간이식을 받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평소 건강한 체질로 잔병치레도 안하던 김 씨는 지난해 4월 갑작스런 체기로 소화제를 복용했으나 황달이 발생해 고려대 안암병원을 찾았고 급성 전격성 간염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간 이식에 적합한 기증자를 찾아 다른 장기의 손상이 심해지기 전에 김동식 교수로부터 이식을 받을 수 있었고, 현재 김윤실 씨는 건강을 회복해 면역억제제를 조절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부녀가 한 병원에서 같은 의료진으로부터 간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이색적인 사례다.
김동식 교수는 고려대 의대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 신시내티대학 복부장기이식외과 조교수로 재직하다 2009년 가을 고대안암병원에 합류해 국내 최고수준의 간이식 전문의로 왕성한 활약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