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체납자에 대한 예금압류를 전자화한 후 가입자에 대한 압류가 102배 증가해 서민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승용 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은 6일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08년 2,300여건이던 압류가 2009년에는 4만7,000여건으로 무려 20배나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16만여 건, 올해 7월 현재까지는 24만여 건을 압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이 건보재정 확보를 위해 악성 체납자들에게서 체납료를 받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는 주 의원은 2008년에 비해 3년 만에 예금압류 건수가 무려 102배가 증가했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예금압류는 부동산이나 자동차 압류와는 달리, 당장 사용해야할 생활비까지 압류해 버리는 것으로,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서민들이 밥을 굶고 고통을 받고 있는지 공단이 도외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단이 체납료 징수율을 높여 성과를 올리려고 하는 예금압류는 돈 없는 서민만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 즉, 돈 있고 힘 있는 체납자들은 차명계좌나 금고에 현금을 쌓아놓고 아무리 본인 예금을 압류해 봐야 체납료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 의원의 설명이다.
반면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은 차명계좌도 없으며, 금고도 없어 돈 조금만 생기면 예금하는데 그걸 압류해 버리면 결국 쌀 살 돈 생기면 건보료부터 내고 나서 쌀 사라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공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의 예금 압류 관련 글에는 "의류매장하다 망해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데, 그것마저 압류하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 공단이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닌가?"
"한마디 사전 통보, 말조차 없이 저희 가족 모두의 통장이 압류됐다. 수천만원 세금 밀리고 보험료 밀린 사람들한테는 벌벌 기고, 서민들 몇 푼 안 되는 거 가지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사채업자보다 더한 공단, 수입 없어도 보험금 10만원씩 내려면....얘들 급식비도 6개월 이상 밀렸는데....도둑질이라도 하라는 얘기지요."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요. 하루하루 일용직으로 먹고 살고 있어 장맛비 때문에 며칠 놀았지요. 천원도 귀한세상, 통장에 만원정도가 있지만, 압류상태라, 아 힘들어" 등의 서민들의 불만이 수백 건 올라와 있다.
공단에서는 "저소득층은 압류 안한다." "분할 납부한다고 하면 그렇게 해주고 있다."라는 말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주 의원의 주장이다.
공단에서는 올해 1월 각 지사에 "예금 압류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일부라도 납부의사가 있거나 학비나 급식비, 생활자금, 기업운영자금 등에 대해서는 최대한 압류를 해제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송부했다.
그러나 공단에서는 각 지사에 징수율로 성과를 평가하고 있어, 징수율이 낮으면 성과점수가 낮아 불이익을 당할 텐데 공단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압류를 해제하려 하겠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공단은 '3개월 이상 체납하고, 30만 원 이상 체납'한 사람이 ‘재산이나 소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바로 압류를 하고 있어, 이 기준 부터가 문제로 최소한의 생계는 보장해 줘야 한다고 주 의원은 언급했다.
주 의원은 "아무리 체납을 했더라도 일정 부분의 재산이나 소득 이하에 대해서는 압류를 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공단의 성과를 위해 무리하게 마구잡이식의 압류방법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2009년 4월 금융기관 업무부담 절감, 시간, 송달비용 등 행정비용 감소를 목적으로 금융결제원 및 전국 18개 은행과 예금압류 전자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