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을 최대 7개월 넘긴 생리식염수를 사용해 제조된 세척적혈구제제가 출고돼 4명에게 수혈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고,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보고가 14일이나 지연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에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전라북도혈액원 조사보고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십자사 전라북도혈액원은 지난 7월 4일 제조 중인 세척적혈구에 유효기간이 경과된 생리식염수가 사용되고 있음을 최초 인지했다.
이틀이 지난 6일에는 총 8단위의 세척적혈구가 제조돼 의료기관 및 혈액원으로 출고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전라북도혈액원 의무관리실장과 제재공급팀장은 명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후 보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9일이 지난 7월 15일에 전북혈액원장과 혈액관리본부에 보고했다.
질병관리본부에는 3일이 더 지연된 18일에야 최종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혈액관리업무 점검사항 보고 및 처리지침’은 업무과정에서 발생한 점검사항(오류등)을 발견 즉시 보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규정보다 14일 늦게 지연 보고가 됐다.
당사자들은 지난 6월에 발생한 충북혈액원 헌혈자 사망사고와 부산혈액원 혈액보관사고(기준 온도를 벗어나 냉장실에 보관 중이던 혈액제제 의료기관 출고) 등 일련의 사고와 겹쳐 즉시 보고에 심적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척적혈구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알러지 반응을 제거하기 위해 적혈구의 항원 등을 세척한 적혈구 제제로 유효기간이 지난 생리식염수를 사용할 경우 오히려 균이 침입해 환자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으나, 다행히 수혈 받은 4명에서 이상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영희 의원은 "주요 물품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인한 사건으로 물품의 사용 및 재고관리를 위한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인재"라며, "지침을 마련하고 유효기간이 경과된 주요 물품이 사용돼 제조된 유사사례가 타 혈액원에 있는지 여부도 신속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