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수급자의 의료이용이 건강보험가입자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의료급여수급자의 1인당 입원일수는 20일(19.68일)로, 건강보험가입자 1인당 입원일수 1.62일에 비해 18일이 길어 12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전체 건강보험가입자인 4724만 명은 총 7653만일을 입원했고, 1인당 입원일수가 1.62일이었으나, 167만 명에 불과한 전체 의료급여수급자는 무려 3295만일을 입원했다.
◇입원 5명 중 1명은 100일 이상 입원
의료급여수급자 중 실제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 현황을 살펴보면 이들의 과도한 의료이용은 더욱 드러난다.
지난해 병원에 하루 이상 입원한 의료급여 환자는 약 44만 명으로, 전체 의료급여수급자 4명(3.8명)중 1명이 1년에 하루이상 병원에 입원했다.
이 중 연간 100일 이상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10만 명(9만8132명)에 달한다. 의료급여 환자는 입원했다하면 5명(4.5명) 중 1명이 병원에 100일 이상 입원하는 셈이다.
1년 내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의료급여 입원환자는 3만4300명(정신과 정액 환자 1만8750명 포함)이다. 이는 전체 의료급여 수급자(167만 명) 50명 중 1명꼴로 1년 내내 병원에 있는 셈이다.
◇40세 남, 연간 56개 의료기관 이용, 급여일수 1만6000일…중복투약 7000만원 공단부담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의료급여환자의 과도한 의료이용 실태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009년 모 씨(남, 40세)는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25개 의료기관을, 우울장애·당뇨병성 다발신경병증·상세불명의 기관지염 등 기타질환으로 31개의 의료기관을 합해 총 56개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또 연간 급여일수 1만6066일, 투약일수 1만4674일이었고, 이 가운데 총 294종의 약물을 중복 투약해 중복투약일수가 1만1840일(혈압강하제 4676일, 당뇨병용제 8267일, 소화성 궤양용제 5823일 등)로 공단부담금만도 6976만원에 달했다.
또다른 모 씨(여, 30세)는 같은 해 울혈성 심부전, 무뇨, 신경성식욕부진 등의 상병으로 10개의 의료기관을 이용해 총 급여일수 2639일, 투약일수 2562일, 중복투약일수 2156일로 공단부담금이 612만원이었다.
대상자는 중학교 때부터 살찌는 것이 싫어 이뇨제를 복용하기 시작, 하루 평균 10~15정 정도에서 70정까지 복용하게 됐으며, 이로 인해 심부전, 위염, 장 증후군, 무뇨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다. 이 환자의 동일성분 의약품 중복투약일수가 이뇨제는 1334일, 정신신경용제는 972일이었다.
◇의료급여환자 1인당 진료비 5년만에 36% 증가
의료급여환자 1인당 의료비용도 2006년 212만원에서 2010년 289만원으로 5년 만에 77만원이 증가해 36%가 늘어났다.
의료급여환자의 이 같은 과도한 의료이용으로 공단부담금액도 2006년 3조8535억 원에서 2010년 4조8656억 원으로 1조원(1조121억 원) 넘게 늘어났다.
지난해 건강보험가입자의 급여비(공단부담액)는 33조6835억 원으로, 건강보험대상자(4700만 명)의 3.5%에 해당하는 의료급여수급자(167만 명)가 건강보험급여비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용하는 셈이다.
◇의료급여기금 3264억 원 적자
이로 인해 ‘의료급여기금’은 작년 말 326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금액은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돈을 체불한 것으로, 의료기관이 의료급여환자를 기피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부 의료급여환자의 의료남용으로 정작 의료이용이 필요한 환자들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입원환자에 대한 패널티와 인센티브 동시 작용하는 모델 개발해야
정부는 2007년부터 의료급여 외래환자에 대해 ‘건강생활유지비 지원제도’를 도입했다. 정부가 의료급여 수급자의 가상계좌에 ‘건강생활유지비’를 넣어주고, 이를 초과사용하면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며, 의료이용을 자제해 금액이 남으면 본인이 찾아 쓰도록 해 제재와 인센티브를 동시에 사용하는 제도다.
원희목 의원은 "이 제도가 3년이 지난 현재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대상자가 전체 의료급여수급자 167만 명의 5%에 불과한 7만 명으로 그 대상 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원 의원은 "이 제도가 외래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향후 입원환자에 대해서도 ‘패널티와 인센티브’가 동시에 적용되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