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손상 초기에 통증조절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신경을 보호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하기용·김영훈 교수(사진 왼쪽부터)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프레가발린(pregabalin)’ 성분의 약물을 척수손상 초기에 주입 시에 세포자살(세포자멸살) 과 염증을 억제해 신경을 보호하는 것을 증명했다.
흥분성 신경전도물질 억제제인 ‘프레가발린’은 흔히 당뇨병성 신경통증, 신경병증, 섬유근통증후군 등 신경계 통증을 조절 하는 약물로 이용된다.
현재 척수손상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손상 시에는 대부분 고용량 스테로이드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합병증으로 그 효용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시되고 있다.
척수는 척추의 안쪽에 위치해 뇌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세포 집합체로 교통사고, 낙상, 다이빙 사고, 총상 등의 신체적 상해로 인해 척수의 손상을 가져온다.
이 같은 손상을 입으면 척수는 자연반응으로 글루타메이트(Glutamate) 등과 같은 흥분성 신경전도 물질이 과분비 되는데, 이때 이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신경을 손상시키고 이로 인한 이차손상으로 인해 척수마비 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팀은 초기 적절한 약물투여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척수손상을 유도한 쥐를 대조군, 프리가발린 투여군, 일반 스테로이드제 투여군으로 나눠 척수 손상 후 30분, 12시간, 24시간, 48시간 간격으로 약제를 투여했다.
교수팀은 척수손상 후 운동능력을 관찰했으며, 세포자멸사와 염증에 관련된 생화학지표인 caspase-3, p38 MAPK의 조직 내 발현 측정 및 신경교세포의 분화에 대한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운동능력 평가에서 대조군은 1.92점, 스테로이드제 투여군 2.0점에 비해 프레가발린 투여군의 운동능력이 3.17점을 기록, 월등하게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특히, caspase-3는 대조군의 1.6에 비해 프레가발린 투여군에서 0.97을 나타냈으며, p38 MAPK 역시 0.52에서 0.4를 기록해 대조군보다 현저하게 낮아 항자멸사 및 항염 작용을 확인했다.
또 흥분성 신경전도 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과분비 시 증가하는 성상세포(astrocyte)를 확인하기 위해 성상세포를 보여주는 물질인 GFAP(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를 측정해 본 결과 대조군의 47.3에 비해 프레가발린 투여군은 29.3으로 확인됐다.
즉, 교수팀은 프레가발린의 초기투여가 흥분성 신경전도 물질의 분비를 감소시켜 세포자멸사 및 염증을 억제하며 신경을 보호해 이차손상을 막는 것을 입증했다.
김영훈 교수는 "프리가발린이 흥분성 신경전도물질의 분비를 억제시켜 신경세포 및 교세포의 자멸사 등의 이차손상의 기전을 억제해 신경보호 효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척수 손상 시 초기 적절한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척수손상을 포함, 중추신경계 손상에 있어 스테로이드 치료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재 치료방법에서 보다 다양한 접근을 통한 효과적 치료방법의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실시된 연구로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정형외과학회에서 발표해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고,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인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s)’ 3월호에 게재됐다.
척수손상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223~755만 명 가량으로 추측되며, 척수손상이 있는 사람들은 재활치료에도 불구하고 약 30%에서 신체장애가 발생하고, 27%에서 우울증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