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응급환자 이송과 담당 의료진의 관리 부실 등에 기인해 응급환자가 적정한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상태 악화 또는 사망 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응급의료의 현실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최근 3개월간 보건복지부와 소방방재청을 대상으로 '응급의료체계 운영실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각 소방본부 종합상황실에서는 응급환자 신고를 받으면 환자의 의식 유무 등 '의학적 긴급도'를 판단한 뒤 그에 적합한 구급차를 출동시키는 '다중출동체계'를 갖추는 것이 합리적이나, 현재는 그러한 판단과정 없이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구급차를 출동시키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불합리한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감사원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구급차로 이송한 환자 502명에 대한 전문가 자문 결과, 긴급으로 판단된 435명 중 88명은 중환자용 구급차가 출동했더라면 상태가 호전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감사원은 적정한 응급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환자의 증상 및 경중에 따라 적합한 병원을 선택해 이송해야 하나 환자의 82%를 응급의학적인 판단에 근거하지 않은 채 환자, 보호자가 요구하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게 됨으로써 경증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 표본조사 결과, 같은 기간 환자 459명 중 121명은 병원 선정이 적절하지 않았고, 그 중 82명은 병원 선정이 적절했더라면 상태가 호전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감사원이 470개 응급의료기관중 7개 응급의료기관의 당직전문의 근무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는 표본 조사한 병원 모두 당직전문의가 당직표에 이름만 올려놓은 채 당직을 서지 않았다.
관련 법령에는 당직근무 신고 의무와 신고의 해태 등에 대한 제재조항 조차 규정돼 있지 않았고, 보건복지부는 점검도 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
응급·비응급에 대한 기준도 애매모호해 동일 증상에 대해서도 병원에 따라 자의적으로 판단해 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결정지었다.
아울러 응급의료관리료는 일률적으로 규정(3만5140원, 지역응급의료기관 1만7570원)돼 있어 병원의 경우 응급실 과밀화 수준 등 제반 여건에 따라 임의로 할인 면제하고 있었다는 게 감사원 측의 설명이다.
24시간 진료 및 법정기준 준수 등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관리도 미흡했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기관의 경우 공휴일과 야간에도 당직 전문의를 지정해 환자를 진료하도록 돼 있고, 심혈관질환 등 3대 중증질환의 특성화센터로 지정된 병원에는 전문의 당직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당직의 방문진료와 위임진료의 허용 여부, 당직의 신고제도 등 비상진료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도 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문의가 실제로 당직하고 있는지 여부도 점검하지 않은 채 방치해 놓았다.
그 결과, 특성화센터에서조차도 당직 근무를 한 것처럼 당직 근무표만 작성하고 실제로는 근무를 하지 않는 사례가 있어 비상진료체계가 부실했다.
특히, 47개 특성화센터 중 7개 병원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외국 출장 중인데도 출장기간 중에 당직근무를 한 것처럼 속여 당직수당만 수령하는 등 7개 의료기관 모두에서 전문의가 당직날 의료기관 내에 상주하지 않았고(상주 대상자), 긴급호출에 응하지 않은 사례(방문 진료자)도 적발됐다.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서는 응급의료기관을 지정·관리하면서 법적 지정기준을 갖추지 못하거나 응급의료기관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기관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등 제재를 하는 것이 타당한데도 법정 기준을 갖추도록 시정요구만 했다.
또한 이를 이행하지 않은 155개 기관에 대해서는 지정취소나 과태료 부과 기준 등 제재기준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사유 등으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필요한 시설·인력·장비의 확보를 강제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고 감사원 측이 전했다.
이에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에 △당직 전문의의 신고의무규정과 근무방식 등에 대한 규정을 신설하고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지정취소 및 과태료 부과기준을 구체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행정처분 기준을 마련하도록 요청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와 소방방재청에는 병원 전 단계 질관리 체계 도입 등 16개 합의사항별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등 '이송 및 응급처치 단계 응급의료서비스 종합개선안'에 대한 합의사항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