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특근도 하지 않는 노조전임자에게 특근비를 지급하고, 노조행사에 가는 출장비와 행사지원비를 지급하는 등 편법지원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헌혈차량의 상품권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수차례 일어났지만 늑장대처에 사후처리도 미흡해 기강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노조전임자 발령 전 3개월간의 특근비를 평균으로 삼은 일정액을 전임자 특근비로 임의로 결정해 지급했고, 그 규모는 최근 5년간 3억5000여만 원에 달했다.
손 의원은 적십자사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일반 직원은 자체시스템에 특근시간을 기록해 특근비가 지급되지만 노조전임자는 시스템에 등록도 하지 않고 특근도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전임자 출장비와 영수증 정산도 하지 않는 도서구입비, 노조가 주최하는 체육대회, 간담회 등의 행사에 물품과 비용을 지원하는 노동조합 지원 규모가 5년간 총 11억 3000여만 원에 이르렀다.
노조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은 조합원의 회비로 충당돼야 함에도 본사가 노조를 지원한 것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에 따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음에도 적십자사측은 노-사간 자체규약을 따라 지급했다고 밝혀 별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적십자사는 지난 2009~2010년에 걸쳐 서울, 인천, 강원 혈액원 등 총 5개 혈액원에서 헌혈차량 내 문화상품권 등이 도난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특히, 최초사건이 발생한 후 곧바로 혈액관리본부에 보고해 타 혈액원에 공지했어야 했음에도 보고가 지연돼 인근 혈액원에서 동일범에 의한 동일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인천혈액원은 운영과장이 이 사실을 통보받았음에도 원장에게 보고하지도 예방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강원혈액원에서는 혈액원에서 근무하던 공익근무요원이 전역 하루 전날 상품권을 절도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나 무려 3주가 지나서야 도난 사실을 인지하는 등 총체적인 관리 허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대부분 직원들에게 견책과 경고 등의 경징계를 처분했으며, 도난 사건이 일어난 혈액원에만 주차장에 CCTV를 1~2개 설치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손숙미 의원은 “국민의 혈액을 무료로 제공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적십자사의 직원들이 본인 혜택만 챙기기 급급하고 본업에서는 기강이 해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노동조합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헌혈차 도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추가적이고 철저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