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때 계단에서 넘어진 이후 별다른 탈 없이 지내던 몽골소녀 세르겔링은 7살 무렵부터 왼쪽 다리가 오른쪽다리보다 짧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르겔링은 자랄수록 양쪽 다리 길이의 차이는 점점 심해졌고, 특수 제작한 신발을 신지 않으면 걸어 다닐 수조차 없었다.
가족들은 세르겔링을 치료해 줄 저명한 의사를 찾아 러시아, 중국 등 곳곳을 찾아다녔지만, 적합한 의사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수소문 끝에 고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송해룡 교수를 찾게 됐다. 일명 골연장술로 불리는 일리자로프 수술(Ilizarov Treatment)로 매년 200여 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등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송 교수에 대한 믿음이 세르겔링 가족을 한국으로 이끌었다.

일리자로프 수술은 1954년 러시아의 일리자로프(Gavril Abramovich Ilizarov)라는 의사가 개발한 원형의 외고정기를 이용해 골연장술을 시행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 수술은 키가 매우 작거나 한쪽의 팔다리가 짧은 경우 또는 외상이나 종양 등으로 인해 뼈 및 연부조직의 결손, 사지 각변형이 있을 때 사용한다.
수술은 뼈를 자른 후 하루에 약 1mm씩 늘이는데 서서히 연장해 자른 뼈 사이에 새로운 골이 저절로 생겨나게 하는 방법이다.
환자 개개인의 뼈 성장속도를 감안해야 하는 이 시술은 너무 빠른 시일 내에 연장하거나 한꺼번에 본인 뼈 길이의 30% 이상을 연장할 경우 골절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장기간동안 전문가에 의해 시술과 관리를 받아야 한다.
지난달 입국해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세르겔링은 왼쪽 무릎뼈(슬개골)가 빠져있었고, 왼쪽 다리는 오른쪽 다리보다 9cm나 짧은 상황이었다.
송 교수는 일단 슬개골 재건술을 시행했으며 지난달 20일 1차적으로 세르겔링의 대퇴부에, 지난 4일에는 종아리 부분에 외고정기를 설치했다.
송 교수는 앞으로 약 6개월을 치료기간으로 잡고 세르겔링의 성장 속도를 지켜본 후 양쪽 다리의 균형을 찾아준다는 계획이다.
세르겔링의 엄마인 캉고즐씨는 "딸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많이 아팠는데, 송 교수님 덕분에 가족 모두에게 희망이 생겼다"면서, "아이 왼쪽 다리가 튼튼하게 성장해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걸어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의 5인조 남성그룹 SS501을 좋아한다는 세르겔링은 장래희망이 가수로, 치료를 마치고 몽골에 돌아가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달리기요!"라고 외치는 밝은 성격의 12살 소녀다.
병원 측은 세르겔링이 이국땅에서 오랜 기간 힘겨운 치료를 이겨내고 고국으로 돌아가 여느 또래 아이들처럼 힘차게 달릴 수 있기를 가족과 의료진 모두가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