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정크푸드 등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서민층 부담만 늘려 국민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미래위원회는 지난 6일 전체회의에서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예방 관리를 위해 주류, 고열량 정크푸드 등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고 담배의 부담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8일 저소득층의 지원과 공공보건의료가 취약한 상황에서 이 같은 죄악세 도입이 저소득층의 부담만 키워 소득역진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표명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술, 담배, 도박, 경마 등과 같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에 부과되는 죄악세(Sin tax)는 소득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부과되는 간접세 형식으로 많은 선진국에서도 값을 높여 부담금을 매기는 가격정책을 채택해 실시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부자와 재벌 대기업의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감세조치가 유지되고 있으며, 저소득층의 지원이 미비하고 공공보건의료가 취약한 상황에서의 도입은 오히려 소득역진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더욱이 건강증진기금은 기금의 평균 60~70%가 건강보험재정을 보전하는데 사용되고 있어 기금 운용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건강보험은 1조2994억원 적자로, 수입은 연평균 11% 증가하는 데 반해 진료비는 13%씩 늘고 있고, 65세 이상 고령층에 지출되는 진료비가 건보 전체 지출액의 30%에 달하고 있어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보재정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높이고 현재의 낭비적인 지불 구조와 왜곡된 공급체계로 인한 지출을 개선시키면서 의문으로 가득 찬 약값거품 문제 등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특히, 정부가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막겠다며 환자들에게 약제비 본인부담을 인상할 때도 실제 원인을 제공해 온 대형병원의 공급량을 통제할 수단에 대해서는 이해단체의 반발을 이유로 회피하면서 국민들의 부담을 늘리는 손쉬운 방식으로 땜질처방을 해왔다고 경실련 측은 덧붙였다.
실제 담배부담금을 통해 조성된 기금은 10년 동안 징수액이 260배 이상 늘어나 현재 1조90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담배부담금으로 마련됐음에도 2002~2007년의 경우 평균 72%를 건강보험에 지원하고 있다.
기금의 1% 남짓한 돈만이 금연사업에 투자되고 이마저도 2008년 312억 원에서 해마다 줄어 올해는 246억 원에 불과하다.
결국 담배부담금을 주재원으로 조성된 국민건강증진기금의 대부분은 금연 및 건강증진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에 사용되고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건강보험재정을 보전하는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는 것이 경실련의 설명이다.
경실련 측은 "정부가 죄악세를 확대하는 것이 부족한 재정을 확충하는데 급급해 정부의 재정책임을 국민에게 돌리고 힘없는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겠다는 것으로, 이는 곧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