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증류비용본초(證類備用本草)'가 지난달 21일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 1716호로 지정됐다.
가천문화재단(이사장 이길여)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물의 등급 결정을 관할하는 문화재청이 지난해 11월 가천박물관 소유의 '증류비용본초'를 조사한 결과,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해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중수정화경사증류비용본초(重修政和經史證類備用本草) 권 17'(이하 증류비용본초)은 동양의학 본초학의 명저로 손꼽히는 책으로 전 30권이다.
증류비용본초는 중국 남송(南宋) 순우(淳祐) 9년(1249)에 당신미(唐愼微)의 '경사증류비급본초(經史證類備急本草)'와 구종석(寇宗奭)의 '본초연의(本草衍義)'를 합쳐 편찬됐다.
증류비용본초 본문에는 약재로 쓰이는 동물의 뿔이나 뼈 등의 이름과 그에 대한 상세한 삽도(揷圖)가 있는데, 삽도 아래에는 병명, 성능, 형태, 소생지, 채취기, 효용 등과 문헌을 수록했다.
약재로 쓰이는 동물의 뿔 중에는 녹용이 제일 먼저 등장하고 있어 동양의학 특히, 중국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녹용의 약효가 뛰어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또 동물의 삽화는 목판에 새기고 본문은 금속활자인 을해자(乙亥字)를 사용했다.
이번에 문화재청에서 증류비용본초를 보물 제 1716호로 지정함으로써 가천박물관은 국보 1점과 보물 14점, 총 15점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인천지역 국보 및 보물 지정문화재의 60%가 넘는 비율로 전국 등록 및 미등록 박물관 1000여 관 가운데 상위 10위권 이내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가천박물관은 초조본고려대장경의 완벽한 인쇄술을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인 인천 유일의 국보 '초조본유가사지론 권 제53(瑜伽師地論 卷第五十三)'을 비롯해 '세의득효방 권 제10, 11(世醫得效方 卷第十∼十一)', '간이벽온방(簡易酸瘟方)', '식물본초(食物本草)' 등 14점의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
가천박물관은 의학사 자료 3000여점, 의학서적 등의 고서 1만1000, 창간호 1만7500, 고고미술 1000, 민속생활 유물 1000, 근간행물 6000여점 등 총 5만여 점의 귀중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의료사 특수박물관이다.
가천박물관은 증류비용본초가 보물로 지정됨에 따라 '증류비용본초'와 함께 새로이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 받고 있는 고서들을 공개하는 특별전을 기획하고 있다.
가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증류비용본초는 전 30권 가운데 1본으로 중국에서 수입된 이후 16세기 후반에 을해자로 인출한 책이다.
비록 1권 1책(권17)에 지나지 않는 잔본이기는 하지만 표지를 개장한 이외에는 낙장이 없이 완전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조선전기 한의학과 본초학의 연구는 물론 서지학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과 국내에는 유일한 책이라는 점에서 그 보존가치가 매우 크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박물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매주 월요일과 설날·추석에는 휴관이다.
가천박물관은 이길여 가천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1995년 가천의대길병원의 설립이념인 박애·애국·봉사에 대한 정신적 표상 구현을 목적으로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