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 「경찰관직무집행법 일부 개정안(행정안전위원회 대안)」 중 불심검문 관련규정이 영장주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인권침해 소지가 많으므로 강제절차가 아닌 임의절차임을 명백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지난 4월 27일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시킨 「경찰관직무집행법 일부 개정안」(이하 개정안) 중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불심검문 관련규정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국가인권위원회법」제19조 제1호에 따라 검토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현행 불심검문에 해당되는 조항을 직무질문과 신원확인의 두 영역으로 구분한 후 기존의 조항에 부가해 '소지품 검사에 관한 규정(제3조 제2항)', '차량 등 적재물 검사에 관한 규정(제3조 제3항)', '직무질문과 병행되는 신원확인에 관한 규정(제3조의2)'을 신설했다.
인권위는 그러나 현행법상 불심검문이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 통행인 등에 대해 범죄예방 등의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며, 경우에 따라 형사절차와도 직결될 수 있으므로 엄격하게 대상자의 동의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권위는 또 '행정상 즉시강제'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 한 영장주의의 준수, 진술거부권 고지 등 적법절차의 범위내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런 입장에서 개정안의 일부 내용이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보장과 경찰관 직무집행의 기본원칙인 경찰최소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현행「경찰관직무집행법」상 소지품 검사에 관한 불심검문시 질문을 하는 경찰관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한도내에서 '흉기' 소지 여부에 대해서만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현행법의 범위를 훨씬 넘어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흉기 이외에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의 소지여부도 조사할 수 있도록 대상물 범위를 대폭 확대해 이러한 조항이 실무상 영장없는 압수수색을 만연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표명했다.
개정안의 '차량 등의 적재물 검사에 관한 규정(제3조 제3항)'도 경찰관이 '범인의 검거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경찰관의 임의적인 판단에 따라 검사 대상을 '공공의 안전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물건'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어, 사실상 경찰관이 영장에 의하지 않고 자동차의 내부 및 트렁크, 적재물 등을 아무런 제한없이 검색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위 두가지 규정이 범죄 예방을 위한 행정경찰작용을 하는 경찰관에게 압수수색권을 부여하고 있음에 반해, 대상자에게는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명시하지 않아 사실상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인권위는 '개정안'이 신설하고 있는 신원확인에 관해서도 뚜렷한 근거를 두지 않고 단지 '경찰관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어떠한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등으로만 광범위하게 규정돼 있어 이를 신설한 취지가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대상자에게 신원확인에 대한 의무를 지우기 위한 것으로 보여 진다는 의혹이다.
따라서 인권위는 개정안에 신원확인에 관한 규정이 신설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신원확인이 법률적으로 강제절차로 진행되는 것이 타당하지 않으므로 대상자가 경찰관의 신원확인을 거부할 수 있음이 명시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권위는 이번 개정안 가운데 소지품 검사에 관한 규정과 차량 등 적재물 검사에 관한 규정이 영장주의에 위배돼 신체 및 사생활 비밀의 자유를 침해하고, 신원확인에 관한 규정의 경우에도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진술거부권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커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