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해병대에서의 상습적인 구타·가혹행위에 대해 해군참모총장에게 해병 모 사단장과 연대장을 경고 조치하고, 폭행사건을 은폐·지연 처리한 관련자 11명을 징계조치 할 것을 권고했다.
또 해병대사령관에게 가해자 8명을 재조사해 사법처리 등 적절한 조치와 피해자 7명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고, 피해 정도가 중한 2명의 권리구제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에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가해자 A는 후임병 4명에 대해 청소 불량, 군기 유지 등을 이유로 이층 침상에 매달리게 해 복부, 가슴 등 온 몸을 폭행하거나 손바닥과 주먹, 슬리퍼 등으로 뺨을 때리는 등 수시로 폭행했다.
특히, 지난해 8월 폭행을 당한 후임병 중 1명은 다발성 늑골·흉골 골절 등 상해를 입고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선임병들은 피해자 및 후임병들에게 축구하다 다쳤다고 진술하도록 강요하며, 간부들은 구타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단장에게 알리지 않고 영창 10일의 행정처분만 내리는 등 사건을 축소 은폐했다.
가해자 B, C는 같은 해 후임병에게 청소불량, 암기소홀 등을 이유로 주먹, 슬리퍼 등으로 뺨을 때리고, 발로 가슴을 차는 등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가해자 D는 수시로 검지와 중지 사이에 볼펜, 가위 등을 끼워 꽉 잡게 한 후 돌리는 가혹행위를 해 그 후유증으로 피해자의 양쪽 검지 관절뼈가 돌출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중대 쉼터에서 주먹으로 후임병 가슴을 구타해 늑골 골절로 6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이때에도 분대장 등 관련자들이 작업 중 다친 것으로 피해 사실을 축소 보고하도록 강요하고, 가해자에 대해서는 자체군기교육만을 실시했다.
가해자 E, F는 후임병에게 음식물 강제 취식(일명 ‘악기바리’)을 강요하고, 보급창고로 끌고 가 주먹으로 얼굴과 가슴을 때리는 등 폭행을 일삼아 피해사병이 행정관을 통해 피해사실을 알렸으나 구두 훈계만 이뤄져 더욱 심한 폭행을 당했으며, 결국 기절해 의무실에 입실한 다음에야 가해사병에 대한 영창 등의 징계조치를 내렸다.
가해자 G, H는 선임기수 및 조리식단 메뉴를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발로 걷어차는가 하면 빵 5개를 10분 안에 먹을 것을 강요하고 이를 먹지 못하자 손바닥, 주먹으로 뺨과 얼굴을, 발로는 가슴과 허벅지를 때렸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응급실에 입실해 치료를 받았으며, 행정관은 고소하지 말 것을 설득하고 가해자에게 영창처분만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가 반복적, 관행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군인이 어떠한 경우에도 사적 제재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군인복무규율 규정을 위반, 헌법에 보장된 신체의 안전과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폭행 등이 극심한 데에는 구타·가혹행위에 관용적인 병영문화와 지휘감독자들의 관리 부실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해 이 같은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인권위 측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