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는 최근 지난 2009년 12월 백성운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이 건설일용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물론 노동기본권 보호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국회의장에게 이와 같은 개정안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에 따르면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미등록업자의 경우 건설업을 영위할 수 없도록 금지시키고, 종합건설업자 또는 전문건설업자는 이들 업자에게 하도급을 줄 수 없으며, 건설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자는 등록을 한 건설업자에 한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는 미등록업자가 종전까지 시공참여자라는 지위로 건설공사에 참여하면서 불법적 다단계 하도급 및 부실공사, 건설근로자의 근로조건 악화 등의 원인으로 지적되자,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7년 5월 미등록업자의 시공참여 폐지를 주요 골자로 한 「건설산업기본법」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건설노무제공자 지위'를 새롭게 신설하고 있어 사실상 미등록업자에 대한 하도급을 다시 허용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인권위측은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미등록업자에 대한 하도급을 1차로 제한하고, 미등록업자간 하도급을 금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하나, 과거에도 같은 방식으로 법규정을 두어 금지시켰으나 현실에서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했던 것이 사실이며, 미등록업자에 대한 하도급을 허용하는 한 제한횟수를 초과하는 불법적 다단계 하도급을 통제하기 어려워 이는 다시 부실공사와 근로조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이다.
인권위는 중간단계의 미등록업자의 경우 자신의 몫을 많이 남기기 위해 공정을 빨리 끝내려 하거나 저가자재를 사용, 이는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지고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과정에서 건설근로자에게 강도 높은 노동력을 요구해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산업재해 위험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건설근로자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법적의무 및 책임이 미등록업자에게 전가되어 건설근로자들이 법적 보호밖에 있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며, 이의 원인으로 미등록업자는 실질적으로 단순한 건설숙련인력과 다를 바 없어 노동관계법상 사용자 책임을 부담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금 체불문제와 관련해 개정안은 현행 근로기준법이 직상수급인의 연대책임 규정(제44조의 2)을 두고 있으므로 임금체불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되었다고 하나 건설업에서의 임금체불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며, 또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상수급인의 임금지급 능력이 전제돼 해당 근로자와의 고용관계가 명확해야만 하고 미등록업자에 의해 고용된 근로자의 경우 고용관계 입증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인권위측이 주장했다.
인권위는 또 통상 다단계구조에서 중간단계의 미등록업자가 소재불명 등으로 확인이 안 될 경우 근로자와의 고용관계 또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어 직상수급인에 대한 체불임금 청구가 곤란해지기 때문에 임금체불 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는 미등록업자에 대한 하도급을 다시 허용하는 개정안이 근로조건 악화를 비롯한 임금체불과 건설일용근로자의 근로조건 및 노동기본권 보호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실공사 등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상당하다고 판단, 이와 같은 의견을 개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