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은 같아도, 치료는 개인 맞춤형으로 다르게

▲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고 식은땀이 나면서 눈앞이 흐려진다면 ‘미주신경성 실신’을 의심해볼 수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혈압과 심박수가 일시적으로 떨어져 의식을 잃는 상태다.
자율신경의 과도한 반응,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는 “실신이나 어지럼증으로 각종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들으면 오히려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반복된다면 발생 상황과 전조 증상 등을 세심하게 살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주신경성 실신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은 ▲속 메스꺼움 ▲식은땀이 나고 얼굴이 창백해짐 ▲귀가 먹먹하거나 주변 소리가 멀게 느껴짐 ▲시야가 좁아지거나 흐려짐 ▲어지럼증 등이다.
김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을 비롯해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에 자율신경계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여러 자율신경 증상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방 치료, 개인의 몸 상태와 반응 함께 살펴야
한의학에서는 피로감, 두근거림, 불안, 수면 상태 등 동반 증상과 함께 전반적인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접근한다. 기허(氣虛), 혈허(血虛), 심담허겁(心膽虛怯) 등 한의학적 변증을 통해 개인별 상태를 살피고 치료 방향을 정한다.
김 교수는 “같은 증상을 호소하더라도 환자마다 피로도, 수면 상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등이 다르다”며 “개인별 차이를 종합적으로 살펴 몸의 회복력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함께 조절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치료에 앞서 환자의 증상과 병력, 생활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심박변이도(HRV) 검사 등을 활용해 자율신경계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이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침 치료와 한약 치료를 시행하며, 호흡·이완 훈련과 같은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실신이나 어지럼이 반복되면 ‘또 쓰러지면 어쩌나’ 하는 예기불안이 생겨 외출을 피하게 되고, 그 불안 자체가 다시 자율신경을 자극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며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조 증상 느껴지면 ‘즉시 앉거나 눕기’
실신 전 메스꺼움, 식은땀, 어지럼, 시야 흐림 등이 나타나면 앉거나 눕는 것이 좋다. 상황이 어렵다면 다리를 교차해 허벅지와 엉덩이에 힘을 주거나 양손을 맞잡고 강하게 당기는 등 근육에 힘을 주는 동작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식사, 적절한 운동을 유지하고 갑자기 일어나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오래 서 있어야 할 때는 종아리 근육을 움직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루 두 번, 5분씩 숨을 4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는 느린 호흡을 꾸준히 연습하면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호흡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