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진료 인원 8월보다 1.7배 급증
성인 5명 중 1명 진단... 지속되면 수면장애·부비동염·중이염 동반될 수 있어

▲ 신재민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철이면 유독 재채기와 콧물, 코막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단순한 환절기 감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8월 약 68만 명에서 9월과 10월 각각 약 115만 명으로 늘었다. 한 달 사이 약 1.7배 증가한 셈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2024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관련 지표가 약 20.9%로 나타나, 성인 5명 중 1명꼴로 알레르기 비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알레르겐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코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맑은 콧물과 발작적인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증이며 눈이나 목의 가려움, 후비루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차이가 있다. 감기는 발열이나 인후통, 몸살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대개 1~2주 이내에 호전되는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발열 없이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이나 가려움증이 반복되고 아침이나 특정 환경에서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물질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반려동물의 비듬 등이 있다. 계절과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나는 통년성 비염과 특정 계절에 증상이 심해지는 계절성 비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가을철에는 쑥·돼지풀 등 계절성 꽃가루에 대한 노출이 증가할 수 있으며, 큰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 같은 환경 변화도 민감해진 코점막을 자극해 기존 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신재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감기약만 반복해서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별한 발열 없이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이나 가려움증이 반복되고 특정 계절이나 환경에서 증상이 심해진다면 알레르기 비염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코막힘은 숙면을 방해해 낮 동안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부비동염이나 중이염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되기도 해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적절한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원인 알레르겐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파악해 노출을 줄이고, 증상과 중증도에 맞춰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항히스타민제나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원인 알레르겐이 확인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장기적인 질환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알레르겐 면역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평소 생활환경 관리도 중요하다. 집먼지진드기가 주요 원인이라면 침구류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실내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꽃가루에 민감하다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장시간 야외 활동을 줄이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옷에 묻은 먼지와 꽃가루를 제거하는 것도 좋다.
신재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증상만 없애기보다 자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환경과 원인 알레르겐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막힘이나 재채기 등으로 수면과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의 진료와 필요한 경우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약물치료나 면역치료 등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절기에는 급격한 온도와 습도 변화가 민감해진 코점막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히 참아야 하는 계절성 증상으로 생각하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