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 제작의 면수를 책자형 선거공보 면수 이내로 제한하는 현행 '공직선거법'이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국회의장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장애인차별금지법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의 장애인 참정권 모니터링 결과, 점자형 선거공보의 제공비율이 매우 낮고, 제공되는 점자형 선거공보도 그 면수 제한으로 정보접근권이 상당부분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해 공직선거법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인권위는 시각장애인이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헌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로, 현행 공직선거법 관련 규정이 장애를 이유로 참정권 영역에서 장애인을 차별할 수 있는 규정인 만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 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점자형 선거공보를 의무적으로 제작할 경우 공직선거후보자 및 정당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선거관리위원회 주장에 대해 인권위는 선거운동의 자유가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권을 침해하면서까지 보호돼야할 가치라고 보기 어렵고, 점자형 선거공보 제작이 공직선거후보자 및 정당의 선거운동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점자 인쇄시설이 부족하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장애인 보호와 평등권 실현을 위한 헌법의 취지 및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게 장애인의 선거권 행사를 위한 편의제공 의무를 부여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통해 참정권 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점차적으로 개선되길 바라며, 향후에도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