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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굶는 다이어트, 수면에 독...여성 숙면, 먹는 양과 쓰는 양 ‘균형’에 달렸다
기사입력 2026-05-19 오후 12:13:00 | 최종수정 2026-05-19 12:13

- 에너지 섭취·소비 엇비슷하게 맞춘 여성, 극심한 에너지 부족군 대비 짧은 수면 위험 29%↓

-‘많이 먹기’보다 ‘쓰는 만큼 챙겨 먹기’가 핵심...호르몬 민감한 여성 위한 맞춤형 건강·수면 전략 제시

 

 

▲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이 수면시간에 미치는 영향

 

하루 총 섭취 열량과 신체활동으로 소비하는 열량의 균형을 알맞게 유지하는 여성이 극심한 에너지 부족 상태에 있는 여성보다 수면 부족(하루 6시간 이하의 ‘짧은 수면’)을 겪을 위험이 약 29%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정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정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0·2022년)에 참여한 성인 1만3,164명의 식습관과 신체 활동량을 측정해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EIEB)과 수면 시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수면 부족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기존에는 식습관이나 신체활동이 각각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주를 이뤘으나, 두 요소를 동시에 고려한 ‘에너지 균형’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 국가 데이터를 통해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24시간 회상법)에서 기초대사량 및 신체활동 에너지 소비량을 뺀 ‘EIEB’ 지표를 산출했다. 이 값이 0에 가까우면 먹은 만큼 쓴 것이고, 음(-)이면 부족하게 먹은 것, 양(+)이면 더 많이 먹은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를 기준으로 대상자를 4개 그룹(1~4분위)으로 나누고, 연령, 체질량지수(BMI), 사회경제적 수준, 생활 습관(흡연·음주), 식사의 질, 주말 보충 수면, 동반 질환 등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보정해 짧은 수면 위험도를 평가했다.

 

 ▲ [표] 에너지 섭취-소비 균형(EIEB)에 따른 4분위수 구분

  

분석 결과, 여성은 에너지가 가장 심각하게 부족한 1분위군에 비해 섭취와 소비가 엇비슷하게 균형을 이룬 ‘2분위군’에서 짧은 수면 위험이 29%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에너지가 남는 3분위군과 과다 섭취한 4분위군 역시 1분위군 대비 위험이 각각 25%, 24% 낮아졌다. 흥미롭게도 에너지를 가장 많이 섭취한 4분위군보다 균형을 이룬 2분위군의 수면 개선 효과가 더 컸다. 즉, ‘많이 먹을수록 잘 자는’ 것이 아니라 ‘쓰는 만큼 알맞게 챙겨 먹는’ 균형 자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반면 남성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여성은 연령이나 신체활동 수준과 관계없이 극심한 에너지 부족을 벗어나 균형을 유지할 때 수면 부족 위험이 일관되게 감소했다. 특히 식사의 질이 낮거나, 활동적인 직업에 종사하거나, 주말 보충 수면을 하지 않는 경우 이처럼 소모하는 만큼 에너지를 든든하게 채워 균형을 맞췄을 때 수면 개선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여성에서만 이 같은 연관성이 나타난 기전으로 ‘신경내분비-면역 조절’의 성별 차이를 지목했다. 우리 몸은 야간 수면 중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약 400kcal를 쓴다. 이때 에너지가 심하게 부족하면 스트레스 축(HPA)이 활성화돼 숙면을 방해한다. 특히 여성은 코르티솔(스트레스), 렙틴(식욕),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등 대사·면역 호르몬 변동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야간 회복 에너지가 결핍될 때 남성보다 수면 질 저하 악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박민선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무작정 덜 먹거나 운동량만 늘리는 다이어트는 오히려 수면을 해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여성은 자신의 활동량에 맞춰 적절히 챙겨 먹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숙면을 위한 핵심 요소이며, 수면 건강을 지키려면 성별과 직업, 활동 특성에 따라 에너지 균형 목표를 달리 잡는 맞춤형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지난호에 게재됐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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