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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근로시간 초과근무 “일상화”로 전공의 77% ‘건강 악화’
기사입력 2025-10-12 오후 12:00:00 | 최종수정 2025-10-12 12:00

전국전공의노조, 12일 ‘전공의 근로실태조사’ 결과 발표


전체 전공의 1만305명 중 1,013명(9.83%) 설문 응답 조사

주 72시간 이상 근무 전체 53.1% 차지... 이 중 27.8%는 80시간 초과로 “전공의법 위반”

77.2% 근무로 인한 건강 악화 경험도 일반 근로자 30.3%의 2.5배

75.9% 건강 악화 시 병가 미보장, 75.5% 휴게시간 미보장

50.7% “격무로 인해 환자 안전에 악영향 느껴”... 33.6% 근로계약서도 ‘미작성·미교부’

80.8% 휴가·병가 시 동료 전공의가 업무 부담... 대체인력 부재

유청준 전공의노조 위원장 “정부의 방치 속 ‘합법적 과로사 제도’ 현실화 우려”

 

 


   전국 전공의 절반이상이 여전히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같은 법정근로시간 초과근무 일상화로 인해 대다수 전공의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 전공의 절반 이상, 여전히 주 72시간 이상 근무

전국전공의노동조합(위원장 유청준)은 지난 9월 11일부터 26일까지 15일간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차 전공의 근로실태조사’ 설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1%가 주 72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었고, 이 중 27.8%는 주 80시간을 초과하고 있었다. 이는 전공의법이 정한 근로시간 상한 주 80시간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정부의 시범사업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과로가 구조적으로 고착돼 있음을 보여줬다.


◆ 77% “건강 악화 경험”…일반 근로자의 2.5배

전공의 10명 중 8명(77.2%)은 근무로 인한 건강 악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근로자 중 ‘업무로 인하거나 악화된 건강 문제(사고 제외)’를 경험한 비율(30.3%)의 2.5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또한, 75.5%는 법정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91.8%는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으며, 75.9%는 병가 사용조차 제한된다고 응답했다.

 

◆ 환자 안전 위협, 2명 중 1명 “격무가 환자에 영향 줬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7%는 “격무가 환자 안전에 악영향을 미쳤다”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93.8%는 본인도 건강 악화를 경험했다고 답해, 전공의 과로와 환자 안전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을 드러내 보였다.

 

◆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대체 인력 확보 필요

보고서는 전공의 과로의 핵심 원인이 과도한 환자 수와 인력 공백에 있다고 지적했다. 전공의의 업무는 단순한 수련의 영역을 넘어 병원의 필수 진료 업무를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인력 대체나 구조 개선은 전무한 상황이다. 노조는 “전공의 1인당 환자 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으면 근무시간 단축은 실현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공의 과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적정 인력 기준과 환자 수제한, 나아가 입원전문의·진료지원인력 등 대체인력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전공의가 빠져나간 근무 공백을 메우지 않는 한, 근무시간 제한 제도는 사실상 동료에게 업무를 전가하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실효성 있는 현장 감독, 제재 체계 마련 절실

보고서는 또 전공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근로시간·휴게시간·휴가 등 기본 근로조건을 위반하는 병원이 다수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복지부의 관리체계는 대부분 병원 자율보고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근무환경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실효성 있는 현장감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이는 단순한 문서 점검이 아니라, 근로감독관의 불시 점검, 수련병원 실태조사, 신고자 보호제도 등을 포함한 상시적 현장 확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법 위반 병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과태료 부과, 수련병원 인증평가 반영, 국고지원 제한 등 실질적인 제재 체계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노조는 “정부의 감독이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법 위반 병원이 불이익을 체감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의 권두섭 변호사는 “과로사 산재 인정기준의 하나가 12주간 1주 평균 60시간 초과근무(4주간 1주 평균 64시간 초과)로 되어 있으며, 전공의법 특례조항대로면 주 80시간을 상시적으로 할 수 있고, 24시간 밤을 새고 다시 12시간 동안 수술실에 들어가고 환자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장시간 근로는 전공의의 노동안전 문제이기도 하고, 환자의 안전에도 직결되는 사안으로, 전공의법에 대한 개선이 시급히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아주 기본적인 노동법조차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며, 전공의법의 일부 특례조항을 제외하고는 일반 노동법이 그대로 적용되는데도 수련병원에서는 노동법 적용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우선 노동부가 구체적인 실태를 확인하고 전공의법과 관계 등을 명확히 정리해 준수해야 할 기본적인 노동기준을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을 수련병원에 제시해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병길 기자 bglee@newsonpeople.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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