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는 최근 불법 대체조제 피해신고센터로 접수된 불법 대체조제 사례 2건에 대해 환자 안전과 의사의 처방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해 고발 조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일 의협에 따르면, 이번 사례들은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환자 동의와 의사 통보 절차를 철저히 무시한 채 약사가 자의적으로 처방 내용을 변경한 전형적인 불법행위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우려가 크다고 적시했다.

첫 사례는 의사가 타이레놀8시간ER서방정을 처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사가 환자와 의사에게 알리지 않고 임의로 세토펜정325mg으로 변경 조제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어도 ‘서방정’은 환자 상태를 고려해 약효성분이 몸속에서 천천히 방출되도록 특수하게 제조된 약으로, 기전이 다르나 환자와 의사에게 그 어떤 통보나 동의 절차도 없이 대체조제가 무단으로 자행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체조제 후 청구과정에서도 불법행위가 의심된다고 했다. 의사가 원래 낸 처방을 약사가 대체 조제하고, 건강보험 청구는 기존 처방약으로 청구함으로써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사례의 경우에는 근거 없는 비급여본인부담금 1,000원을 임의로 부과한 사실까지 확인돼, 대체조제 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시도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의사가 타이레놀을 1일 3회 복용하도록 처방했으나, 약사가 임의로 1일 2회 복용으로 변경한 경우다. 조제 봉투에는 3회 복용으로 인쇄돼 있었으나 약사가 2회로 수기해 수정한 것은 불법 조제일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청구는 3회 기준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돼 부당·허위 청구도 의심할 수 있는 사례라고 했다.

이 두 사례는 모두 약사가 환자와 의사의 동의 없이 처방을 무단 변경하고, 이를 숨긴 채 보험 청구까지 했을 가능성이 있는 충격적인 사안이라며, 환자 안전을 외면하고 의사의 처방권을 완전히 무시한 약사가 임의로 약을 조제하는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의협은 “이 같은 국민피해 사례를 정부와 국회가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며, 나아가 국민건강보험공단도 허위청구 여부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환자는 의사가 처방한 대로 안전하게 약을 복용할 권리가 있고, 의료현장은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돼야 하며, 향후에도 불법 대체조제 피해신고센터를 통해 제보된 사례를 엄중히 검토 후,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표했다.